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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기동] 누구나 천사가 되는 경희대 앞 골목길

Onepark 2011. 2. 24. 14:12

암스텔담에는 세 가지 유명한 것이 있다.

튤립꽃, 안네 프랑크가 숨어살던 집(Anne Frank Museum), 배 타고 도심의 운하를 구경하는 것(canal cruise) 말고, 다른 곳에는 없는 조금 특이한 것을 말하려고 한다. (암스텔담 사진 출처: Amsterdam.info)

 

그것은 Graffiti(길거리 낙서, street art), Curbside Urinal(길거리 소변기), Coffee Shop(대마초 피울 수 있는 카페)이다.

1980년대 중반 내가 그곳에서 학교 다닐 적에는 길거리 소변기나 대마초 피우는 커피숍은 없었고, 대신 Squatting(빈집에 들어가 버티고 눌러 살기), Sex Street(중앙역 앞 암스텔 강변의 흥등가)가 유명했다.

그 당시에도 길거리 낙서는 현란했다. 당시 암스텔담의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올림픽 엠블럼인 오륜 앞에 N을 붙여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심지어는 지하철역 계단 위 천장에도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놓았다.

 

암스텔담에서는 공인된 거리의 예술이지만, 서울에서는 스프레이로 그린 그래피티를 보기 힘들다. 주인의 허락이 없는 한 우리나라에서 길거리 낙서는 무단 광고물처럼 경범죄처벌법상의 처벌 대상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회기동 경희대 정문 쪽으로 지름길을 택해 걷다가 골목길 담 벽에서 재미있는 벽화(street art)를 발견했다.
어느 경희대 미술대생이 그렸을 것으로 보이는 가슴 저리는 그림이 있었다. 창 문 안과 밖의 사실적인 장면이 너무 대조적이었다.

 

그 옆에는 아주 환상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

고양이가 수족관 속의 큰 물고기를 보고 있는 장면인데 오히려 고양이가 위태로워 보였다.

아니 바삐 걷는 내 자신이 큰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 다음에는 누구나 벽 앞에 서서 날개 달린 천사가 될 수 있는 코너가 있었다. 다른 때에는 좁고 지저분해 보이던 골목길이 갑자기 화사해졌다.

이 골목길을 자주 다니던 경희대 학생들이 솜씨를 발휘해 그려놓은 것 같았다.

우리 학생들의 천사 같은 상상력과 재능 나누기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