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24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제1면(A1)에서 로스쿨 졸업생들의 형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A law degree isn't necessarily a license to print money these days)고 전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일부 졸업생의 경우 로스쿨에 다니면서 빌려쓴 대출금이 10만불을 넘어섰으나, 취업이 날로 어려워져 의료보험도 없이 시간당 20-30불을 받고 일하는 계약 변호사(contract attorney with no benefit)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그 원인은 1980년대까지 급성장세를 보였던 법률시장이 1988년 이후 20년 동안에는 GDP 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장을 보여 전반적으로 변호사들의 일거리가 줄어든 반면 로스쿨은 196개로 늘어나고 매년 4만3천여 명의 JD취득자가 배출되어 수급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도시 대형 로펌의 잘 나가는 변호사들의 수입은 크게 늘었지만, 75%에 이르는 대다수의 변호사들은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소득이 줄어들었다. 졸업생의 14%가 진출하는 정부기관이나 공익단체의 경우에는 그 소득증가율이 미국 평균가계의 소득증가율의 절반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서 1980년대까지만 해도 누구나 선망하던 고소득 직종이던 변호사가 90대 이후에는 다른 직업에 비해 수입이 별로 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졸업 후 고소득을 예상하고 일단 학자금대출(student loan)을 받아 썼으나 수입이 기대에 못 미치는 바람에 심지어 월급의 60-70%를 빚 갚는 데 쓰고 허덕허덕 하는 변호사도 많다고 한다.
로스쿨 졸업생의 55-58%가 진출하는 개업변호사(private practice)의 경우 경기를 많이 탄다. 호황 때는 부동산 기타 자산거래 건수가, 불경기 때는 파산사건의 수임이 많아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 주마다 인신상해(personal injury) 사건, 의료사고(medical malpractice)의 집단소송, 타주 원고에 의한 소송을 규제하고, 증시의 활황으로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격감함에 따라 일거리가 크게 줄었다.
오직 대기업을 상대하고 국제거래와 금융거래를 취급하는 대형 로펌들만 형편이 좋아졌을 뿐이다. 대형 로펌에서는 학자금대출을 많이 쓴 우수 졸업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금년 들어 초임변호사의 연봉(starting salary)을 16만불로 올렸다.
상황이 이렇게 부익부 빈익빈(rich getting richer, poor getting poorer)으로 흐르자 로스쿨에서는 일부 고소득 졸업생을 기준으로 한 평균연봉을 PR할 게 아니라 시급제 변호사까지 포함한 실태를 파악해 학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 학생들에게 장밋빛 환상을 불러일으켜 막연한 기대감에 학자금대출을 얻어 쓰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만 현재 그렇게 하는 로스쿨은 거의 없다.
최근 들어 로스쿨 졸업생들이 평균 8-9만불에 이르는 빚더미(debtor's prison)에 올라앉은 것은 학교측이 등록금을 엄청나게 올렸기 때문이다. 로스쿨의 등록금 인상폭은 지난 20년간 물가상승률의 3배를 넘어섰다.
이제 2009년 3월에 오픈할 우리나라의 법학전문대학원들도 다음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다.
많은 학생들이 커다란 기대를 걸고 비싼 등록금을 납부하고 로스쿨에 들어올 것이다. 그러나 3년 후에 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 자격을 따더라도 누구나 선망하는 첫 월급을 받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하물며 시험에 낙방하고 고학력에 걸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현실이 지옥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 절반의 책임은 학교와 교수가 나누어 져야 할 터인데 이를 어쩐다? 국내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법적 다툼이 크게 늘어나도록 부추기거나, 뉴질랜드처럼 변호사를 해외로 수출하는 길이라도 찾아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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