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2023/05 14

[프랑스 4] 생테밀리옹 와이너리, 보르도

500년 전 왕과 귀족들이 여유자적한 삶을 누렸던 루아르 계곡에서 밤을 보냈다. 이런 시골에 큰 호텔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앙부아즈 노보텔은 지상에 2층, 앞으로 툭 터진 경사면에 2층을 배치하여 단체 손님을 여러 팀 받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 새벽이 밝아오는 들판은 평화롭기 그지 없었고 호텔 정원 가운데의 널찍한 풀장에서는 한 젊은이가 수영을 마치고 나오고 있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며 밖을 보니 열기구 3개가 동트는 쪽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의 테이블은 단체 팀의 예약 표시가 있어 빈 테이블에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미국 여행자와 같이 앉았다. '푸에르토리코' 하면 연상되는 게 몇 가지 있다. 레너드 번스타인의 는 맨해튼 웨스트사이드에서 이태리 이민자 젊은이들이 뉴욕에 갓도착한 푸..

Travel 2023.05.02

[프랑스 3] 루아르의 앙부아즈와 쉬농소 성

이번 프랑스 여행은 날짜 별로 주제가 선명해서 좋았다. 첫째 날 찾아간 곳이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명승지라면 오늘은 역사를 품고 있는 고성(古城)들을 돌아볼 차례였다. 나도 출발시간에 맞춰 버스를 타러 나갔으나 긴 줄의 꽁무니에 서야 했기에 맨 뒷자리에 앉는 수밖에 없었다. 일행 중 다수를 점하는 나이 든 여성 승객들이 30분 전부터 나와 줄을 서서 앞 자리를 선점한 까닭이었다. 가이드가 한 마디 쓴소리를 했다. 앞으로 여러 날 남았는데 차멀미 방지, 사진촬영 등 필요에 따라 앞자리에 앉아야 할 분도 있으므로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가이드나 버스 기사보다 먼저 나와 계시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공평한 대우를 위해 자기가 강제로 좌석배정을 하는 일이 없도록 자율적으로 서로 양보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

Travel 2023.05.02

[프랑스 2] 몽생미셸과 생말로

인천공항에서 오전 11시 반에 출발한 대한항공 여객기가 프랑스 샤를르 드골(CDG)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같은 날 오후 7시가 다 되어서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여객기는 러시아 영공을 비행할 수 없으므로 중국과 몽골을 거쳐 거의 러시아 국경에 인접하여 날아가기 때문에 우회하는 만큼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이다. CDG공항 부근의 Hotel Inn에서 일박한 후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몽생미셸을 향해 떠났다. 노르망디(Normandie) 지역은 일찍이 로마군대의 점령하에 있었다. 프랑크 왕국이 쇠퇴하면서 북유럽 노르만 족이 이 지역에 쳐들어와 센강 하류는 노르만 족의 땅이라는 의미에서 노르망디라고 불렸다. 1066년 노르만 공국의 귀욤이 잉글란드를 정복하면서 이 지역은 잉글란드령이 되었다. ..

Travel 2023.05.02

[프랑스 1] 대망의 여행을 떠나면서

2020년 초 코비드19가 막 퍼지기 시작했을 때 신문에 난 롯데관광의 '프랑스 일주여행' 광고를 보고 곧바로 신청했다. 1980년대 중반 암스테르담 대학원에서 유학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유럽 곳곳을 여행한 바 있었다. 또 정년퇴직 기념으로 부부동반의 독일 일주여행도 알차게 했었다. 그러나 파리 이외의 지역 여행은 프로방스에서 겪었던 일 때문에 계속 보류해 온 터였다. 언론인 신용석 씨가 진행하는 상미회의 프랑스 고성 탐방, 와이너리 투어에 참여하면 그의 모친 이성자 화백의 아틀리에도 가볼 수 있었으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미루어온 터였다. 그러던 것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여행사의 모든 해외여행 프로그램이 취소되고 말았다. 그렇기에 2023년 롯데관광의 "고흐가 들려주는 프로방스 이야기: ..

Travel 2023.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