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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세종로의 달라진 풍경

Onepark 2024. 11. 8. 14:20

약속 시간에 좀 이른 듯하여 지하철 종각역에서 나와 종로와 세종로를 걸었다.

그 동안 지하철을 이용해 땅속으로만 다니다 보니 지상 풍경이 사뭇 달라져 있었다.

청진동은 대부분 재개발이 되어 옛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고 광화문 앞 세종로는 차로가 새로 나 있었다.

사실 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은 시민들의 집회장소와 이벤트 전시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또 교보빌딩의 외벽 글판에는 윤동주의 시 '자화상'의 일부가 우물 속에 비친 모습으로 걸려 있어 우리의 시선을 끌었다.

 

* 윤동주의 시 '자화상'의 일부를 글판에 적혀 있다.

 

경복궁의 출입문인 광화문 앞에는 월대가 새로 생겼고 무엇보다도 한복 입은 외국 관광객들이 많았다.

우리가 보기엔 전통한복이 아니지만 이들은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며 사진을 찍는 것이 'Must-Do'인 모양이었다.

누가 시켜서라기보다 서울에 가면 꼭 해야 할 일로 굳어진 것 같았다.

 

* 해태가 지키고 있는 광화문과 북악산의 그림 같은 풍경이 우리를 반겨준다.
* 경복궁 주변에서 성업 중인 한복 대여업소. 임금님의 곤룡포까지 빌려 입을 수 있다.

 

땅속으로 다니다 보니 지상 풍경 달라졌네
서울 거리를 오가는 관광객들
우린 이들에게 양보하고 해외로 다녔나?

Subway commutation bar us from
seeing the changing landscape downtown Seoul
on the ground. Did we go abroad
for the sake of these foreign tourists?

 

 

저 멀리 인왕산이 보였다.

얼마 전 강의를 들었던 한국의 대표적인 산수화 "인왕제색도"가 머리에 떠올랐다.

겸재 정선이 그의 나이 76세에 그린 '비온 뒤 인왕산의 안개낀 풍경'(仁王霽色圖, 국보216호)은 와병 중인 그의 절친이 속히 낫기를 기원하며 그렸다고 한다. 폭포수가 흘러내리는 계곡은 안 보이지만 서울 시민들이 큰 탈 없이 잘 살게 되기를 비는 마음이 간절했다.

 

 

이와 같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 서울 도심에 있다는 것이 한국 사람인 내가 보기에도 놀라웠다.

이러한 자원을 활용하여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뭔가 근사한 예술작품이 나온다면 우리의 자랑거리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미 BTS의 "소우주" 경회루 뮤직 비디오, 오징어 게임, "범 내려온다" 같은 몇 가지 성공사례를 보았거니와 오늘의 서울 도심은 아직 노란 물 들기 전의 은행나무 가로수를 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