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이 오래 계속되었던 탓인지 가을 단풍이 별로였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나무 탓만을 할 수 있을까?
실제로 강원도 몇 군데 단풍 명소를 찾아 갔으나 기대했던 화려한 단풍을 볼 수 없었다.
산 위의 나무는 이미 낙엽을 떨구었고 아직 가지에 붙어 있는 나뭇잎도 말라 비틀어진 채였기 때문이다.
늦더위 끝에 갑자기 추위가 닥치고 비까지 내렸으니 단풍이 곱게 들 수 없는 여건이었다.
그래도 오고가는 도로변에서, 또 사람이 찾지 않는 호젓한 곳에서 뜻밖의 단풍을 보고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폭염 늦더위 비바람
나무 탓인가요?
그냥 보고 즐기셔요.
Scorching weather and wind -
It’s not our fault.
Just enjoy changing colors as is.
비가 오락가락 하는 궂은 날씨에 어느 특정 장소에 가서 단풍 구경을 하는 것보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구경하는 것이 나았다.
일단 오색약수 온천에 가서 온천욕을 하고 주전골 단풍을 구경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주전골에서는 나무들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 단풍이 제법 볼 만했다. 입구에서부터 승용차와 버스를 타고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 이튿날은 하늘이 맑게 개어 용평 리조트 발왕산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정상에 있는 주목나무 숲길을 걸어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모처럼 개인 날씨에 케이블카를 타러 온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내 차례가 되려면 2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줄 서는 것을 포기하고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 인근 도암호와 정선 쪽 오장폭포를 가보기로 했다.
한수원에서 수력발전 용으로 댐을 막아놓은 도암호 주변에는 군데군데 단풍나무, 은행나무가 고운 빛깔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대관령은 강릉, 속초 설악산에 가는 길목의 험준한 고갯길이었고 겨울에는 용평, 피닉스 등지의 리조트가 스키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700m 고지의 고랭지 채소 재배지, 삼양 한우목장과 풍력발전단지로 알려졌을 뿐이다.
그러던 것이 2018년의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서구적인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추게 되었다.
그때 건설된 알펜시아 스키장과 스키 점프대는 물론 철도 및 도로 시스템은 서구 어느 나라 못지 않다.
매년 여름 대관령 음악제와 마스터 클래스가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데 미국 콜로라도 주에 있는 아스펜 못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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