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테 디 콰트로(Forte di Quattro)는 이탈리아어로 '4인조의 힘'이라는 뜻이다.
우리들에겐 2016년 《팬텀싱어》의 최종 우승팀 — 고훈정(1983년생), 김현수(1987), 손태진(1988), 이벼리(1989) 등 크로스오버 음악도 즐겨 힘차게 부르는 4인조 정통파 성악가들로 잘 알려져 있다.
우연찮은 기회에 포르테 디 콰트로의 "좋은 날" (Universal Music이 2017년 Decca 레이블로 발매한 'Classica' 음반에 수록)이란 곡을 듣게 되었다.
오랜 만에 만난 고향친구들과 즐거웠던 추억담을 나누고 힘든 시절을 헤치며 살아온 친구들과 희망을 함께 노래하는 곡이었다. 그런데 그 멜로디가 아주 귀에 익은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 E단조 Op.27 중 3악장 아디지오의 선율이 아닌가!
이 멜로디를 가지고 일찍이 1976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인 에릭 카르멘(Eric Carmen)이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이라는 실연(失戀)의 노래를 부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사실 클래식 가곡을 팝송 가수가 부르는 경우, 가요나 가곡을 클래식 성악가가 부르는 경우를 적잖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자는 영국의 가수 스팅(Sting)이 부르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중 "거리의 악사(Hurdy Gurdy Man)"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스팅은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테너 파바로티와 함께 공연을 하기도 했다.
후자는 우리의 가곡 정지용의 "향수"를 서울대 음대 박인수 교수가 팝 가수 이동원과 함께 불렀던 사례가 있다. 그때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테너 박인수가 유행가를 만드는 김희갑 씨의 곡을 딴따라 가수와 함께 불렀다고 국립오페라단에서도 배제되고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전에도 영화 <가을의 전설(The Legend of Fall)>의 OST "The Ludlows"를 《팬텀싱어2》의 준우승팀인 4인조 중창단 미라클라스가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번안해서 불렀던 것을 영어로 옮긴 바 있다.
그래서 포르테 디 콰트로의 "좋은 날" 가사 역시 영어로 옮겨보기로 했다.
에릭 카르멘의 번안곡이 세계적인 히트를 했던 것처럼 또한 BTS의 수많은 히트곡들처럼 포르테 디 콰트로의 "A Good Day"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 컸기 때문이다. 포르테 디 콰트로가 프라하 심포니의 반주로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우렁차게 부르는 감미로운 노래가 전 세계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번역을 시도했다. 이 시안을 토대로 누군가 세계인의 애창곡으로 만들어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좋은 날 - 17holic 작사, 포르테 디 콰트로 노래
A Good Day sung by Forte di Quattro
철없었던 어린 시절
다 함께 모여 뛰어놀았던 친구들
덧없이 지난 세월 안부로 인사하네
반가운 맘 끝없이
참 오랜만에 나눈 얘기
지치고 힘들었던 방황의 시간들
새카만 어둠이 지나가고
다시 태양이 날 반겨줬네
꿈 많던 지난날 화창한 좋은 날
행복하자 약속했던 그날이 떠오른다
옛 낯이 변해도 단 하나 변치 말자
아름답게 만발하듯 환히 웃자
In the tender years of childhood,
we enjoyed play and frolic together.
After a long while, we say hello each other.
Being pleased endlessly,
we talked about our old days.
When we’re in trouble or hardship with no goal,
and the darkest days were gone,
we saw the bright sun again with a new hope.
On a beautiful day, we promised each other
we’ll be happy with plentiful dreams.
One thing won’t change even though we grow old.
We’ll be all smiles like blooming flowers.
포근했던 햇살에
따스함을 온몸에 담고
움츠린 맘을 열어 그 어깨를 펴고
발걸음 사뿐히 나의 벗을 찾아
먹구름 하늘이 생각나
꿈 많던 지난날 화창한 좋은 날
행복하자 약속했던 그 날이 떠오른다
옛 낯이 변해도 단 하나 변치 말자
아름답게 만발하듯 환히 웃자
시간이 흘러도 거침없이 걸으며
깊고 넓은 맘으로 안아주오
Bright and warm sunshine
makes us feel so good
that we may enhance hearts and shoulders.
Now we can step forward to see old friends.
Dark clouds remind us of the old days.
On a beautiful day, we promised each other
we’ll be happy with plentiful dreams.
One thing won’t change even though we grow old.
We’ll be all smiles like blooming flowers.
As time passes by, we walk tirelessly.
Let us give hugs with deep and wide chests.
춘분이 지나고 해도 길어지고 봄기운이 완연해졌다.
FM방송에서도 봄노래가 자주 들렸다. 그 중에서도 "강 건너 봄이 오듯" 가곡의 선율이 귓전을 맴돌았다.
이 노래의 가사는 "소식"이라는 제목의 사설시조에서 따온 것이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1982년 등단한 송길자 시인의 작품이다. 1992년 어느날 박재삼 시인(1933-1997)으로부터 KBS에 가곡으로 만들 시를 한편 보내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고 시인은 자신이 쓴 사설시조 "소식"을 문득 떠올렸다. 그리고 밤을 새워 부르기 쉬운 노랫말로 다듬고 또 다듬었다.
그런데 작곡을 의뢰받은 임긍수가 보기에 이 가사가 노래로 만들기에는 좀 길고 반복을 통한 리듬감을 살리기 어려웠다. 작곡가는 시인과 만나 후렴을 넣으면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물었다. 시인은 모든 것을 작곡가에 맡겨 가사를 1,2절로 나누고 그 사이에 후렴을 넣어 다른 듯 같은 아름다운 한국 가곡으로 만들었다.
이 노래 가사는 '물 건너 우련한 빛', '내 마음 어둔 골' 같이 영어로 옮기기가 쉽지 않은 어구가 많았으나 최대한 외국 사람들이 그 비슷한 정경,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끔 영어 단어를 골랐다.
강 건너 봄이 오듯 - 송길자 작시, 임긍수 작곡
As Spring Comes over the River written by Song Gil-ja and composed by Im Geung-su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꺼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연분홍 꽃다발 한아름 안고서
물 건너 우련한 빛을 우련한 빛을
강마을에 내리누나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꺼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I wonder when the ice on the river will disappear.
A cargo boat has come through the morning mist.
It’s boastful of colorful spring flowers.
A hazy light is passing over the river
to a village at the riverside.
I wonder when the ice on the river will disappear.
A cargo boat has come through the morning mist.
오늘도 강물따라 뗏목처럼 흐를꺼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흐르듯 나부끼네
내 마음 어둔 골에 나의 봄 풀어놓아
화사한 그리움 말없이 그리움 말없이
말없이 흐르는구나
오늘도 강물따라 뗏목처럼 흐를꺼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흐르듯 나부끼네
물흐르듯 나부끼네
Today a raft flows in on the river.
I can hear birds and wind sing like a river.
My mind wanders with Spring in the shadow valley.
Then longing for someone becomes speechless.
Also the river runs speechless like a raft.
Today a raft flows in on the river.
I can hear birds and wind sing like a river.
They flow like a river.
⇒ 우리의 아름다운 시와 노랫말을 영어로 옮긴 것을 더 많이 보려면 이곳을 탭하세요.
'Show&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류] 노래 좋아하고 흥이 많은 한민족 (0) | 2022.06.08 |
---|---|
[음악] 야니(Yanni)와 뉴에이지 뮤직 (0) | 2022.05.19 |
[음악] 대타(代打)로 출세한 음악가 (0) | 2022.03.18 |
[전시] 꽃송이: 순간에서 영원으로 (0) | 2022.02.08 |
[성악] 바리톤 흐보로스토프스키를 기리며 (0) | 2021.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