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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지인의 이채로웠던 자녀 결혼식

Onepark 2020. 1. 7. 22:30

오랜 지인이 자녀의 혼사를 알려왔다.

서울 올림픽 후 뉴욕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뉴저지 버겐 카운티 듀몬트에서 3년간 이웃으로 지냈던 분이다.

두 집이 모두 비슷한 또래의 아들이 둘씩 있었기에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도 아주 친하게 지냈다. 그집 부부는 클래식 애호가여서 집에 훌륭한 오디오 시스템을 갖춰놓았고 뉴욕 링컨 센터의 연간회원으로 콘서트 관람을 다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덕분에 우리도 품앗이하듯 그집에 우리 아이들 맡겨놓고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두 아들 모두 장가를 보낼 때 그 집 두 아들은 결혼할 생각을 안한다고 걱정이 많았는데 마침내 그집 큰 아들이 장가를 간다고 알려온 것이다.

그래서 1월 11일 강남의 유명 호텔에서 거행된 결혼식에 우리 내외 모두 참석하였다.

 

예식장 입구의 신랑과 신부 사진

 

이날 결혼식은 여러 면에서 이채를 띠었기에 여기 소개하고자 한다. 무슨 해프닝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예식은 양가 혼주들의 인품답게 시종 중후하게 거행되었는데 하객 입장에서 너무 즐거웠고 음식도 맛있었기에 프라이빗한 내용이 있음에도 공개하는 것이다.  

 

 

첫째, 결혼식 사회자가 미국에 유학 중인 신랑의 동생이었다.

신부와 초등학교 1년 선후배 사이라 자기가 기꺼이 사회를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미국 명문 공과대학 조지아 테크에서 컴퓨터 공학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으니 인물도 목소리도 좋은 훈남이겠다 장래는 보장된 셈이었다.

 

둘째, 주례가 온누리교회의 윤형주 장로였다. 

주례는 좀처럼 결혼식 주례를 서지 않는데 공익단체를 운영할 때 신랑 혼주의 기부금 쾌척을 여러 차례 감사히 여겼기에 주례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서 신랑 신부가 만나게 된 과정, 두 사람의 성장과정, 앞으로 가정을 꾸미는 계획 등 신랑 신부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하객들에게 소상히 밝혔다. 그러니 "신랑 신부가 뭐하는 사람이냐"고 옆 사람에게 물어볼 필요 없이 두 사람 다 서로 맺어질 인연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이 자리에 이른 것이라고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세번째의 파격은 축가 순서에서 일어났다.

주례자는 당신의 사위이기도 한 성악가 전병곤 교수가 축가를 한 곡조 부른 다음 그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자신의 팬이기도 한 하객들을 위해 트윈폴리오의  "축제의 노래"를 이중창으로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하객들에게는 유쾌하고 상쾌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 "축제의 노래"를 열창하시는 윤형주 장로와 전병곤 교수

* 다시 근엄한 표정으로 돌아오신 주례 윤형주 장로
* 신랑 가족 사진

 

거듭 축하하는 의미에서 오늘 결혼식의 주인공을 밝히고자 한다.

o 도성환ㆍ임부남 님의 장남 대욱 군과

o 피승은ㆍ박혜경 님의 장녀 성연 양의 결혼을 축하합니다.

 

* 30년 전 뉴저지 시절의 어깨동무. 오른쪽이 신랑

 

결혼식 몇 달 후 우리는 혼주가 은퇴 후에 장만한 그림같은 강변 전원주택으로 초대를 받아서 갔다.

30년 만에 해후하는 아이들도 새 식구와 함께 동행하였다. 그리고 옛날 추억담과 함께 맛있는 바비큐 파티를 가졌다.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도
변치 않는 건
아름다운 추억과 따스한 정

Time flows like a river
What's unchangeable is
Warm affection with memory.

 

* 남한강변에서 왼쪽부터 신부, 신랑 아버지, 위 사진의 어깨동무 친구. 신랑은 사진 찍느라 빠져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