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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호주 그린리프 교수와 마이클 커비 전 대법관

Onepark 2016. 12. 24. 12:10

2016년 12월 아시아 프라이버시 전문가 회의(Asian Privacy Scholar Network: APSN)가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교에서 열렸다.

나도 한국 대표로서 2016년 3월에 나온 이른바 "연아 회피" 사건의 대법원판결을 소개하였다. EU에서의 쉬렘스 사건을 계기로 정부기관이 정보통신사업자(ISP)에게 개인정보 제출을 요구(government access to personal data)할 수 있는지 국제적인 관심사였기에 다른 참석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APSN을 창립하였고 지금도 그 운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UNSW)의 그레이엄 그린리프 교수도 만났다.

 

그린리프 교수는 한국에도 자주 오시지만 필자로서는 개인정보보호의 연구 뿐만 아니라 물론 법률정보의 자유로운 열람(Free Access to Law, "Law via the Internet") 운동에 동참하도록 이끌어주신 분이다. 

그린리프 교수가 만든 AustLII의 영향을 받아 KoreanLII (영문판 한국법률문화 백과사전) 를 시작하였던 것이다.

 

APSN 회의의 공식만찬은 건물 전체가 아이비로 뒤덮혀 있는, 오클랜드 대학교 부근의 노던 클럽에서 열렸다.

APSN 참석자들은 젊은 시절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이 걸려 있는 큰 홀에서 정식 만찬을 즐겼다.

 

만찬장에서 그린리프 교수의 소개로 마이클 커비 전 호주 연방대법관을 만났다.

1980년 OECD 프라이버시 보호 8원칙을 만드신 분이다. 요즘 근황을 여쭤보니 워싱턴에 가서 트럼프 정권인수팀 관계자와 만나 DPRK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하셨다. 내 귀가 번쩍 뜨였다.

그제서야 UN 안보리가 설치한 북한 인권조사위원회 (COI) 초대 위원장을 맡으셨던 분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프라이버시 보호와 북한 인권문제에 상통하는 점이 많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컨퍼런스 둘째 날에는 마이클 커비 전 호주 대법관이 기조강연이 있었다.

OECD 프라이버시 8원칙 제정 등 국제적으로 40년 가까이 개인정보와 인권의 보호를 위해 활동해 온 경험담을 이야기하였다.

각국 대표의 이해와 관심사가 다양하여 공동규범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조정능력(international coordination) 배양을 학교에서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셨다.  

 

강연이 끝나고 커비 대법관에게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한과 협상할 수 있다고 보느냐" 질문을 하였다.

그는 웃으시면서 "최고 권력자의 방에는 사담 후세인과 가다피의 사진도 걸려 있답니다"라고 하셨다.

평생을 인권변호사와 대법관으로서, 또 국제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계층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외교관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크게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