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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 3] 커션 지구라트와 아비아네 옛 마을

Onepark 2016. 7. 20. 17:09

둘째 날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이곳 사람들의 주식은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서 화덕에 붙여 굽는 난 빵과 케밥이다.

호텔의 조식 뷔페에서는 각종 야채와 대추야자, 수박 같은 과일이 나오지만 돼지고기는 무슬림의 금기식품이므로 호텔 브렉퍼스트의 대표격인 햄, 베이컨, 소세지는 일체 구경할 수가 없다.  

 

그보다 더 불편한 점은 공중 화장실에 입식 소변기나 좌식 변기가 없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남자도 치마같은 옷을 입었으니 서서 용변 보는 것은 불가하므로 그러했겠지만 바지를 입고 다니는 요즘도 전통식 화장실을 쓰고 있다. 이 경우에는 반드시 왼손으로 뒷처리를 할 수 있게 수도 호스가 변기 앞에 달려 있다. 

 

버스는 이내 고속도로에 접어들었고 거의 한 시간마다 고속도로 경찰서에 자진신고해야 했고 그때마다 10-20분씩 지체하였다. 물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겠지만 운전자에 대한 감시통제임에 틀림 없어 보였다.

 

우리가 탄 버스는 오후 1시가 다 되어 커션에 도착했다.

비슷한 메뉴의 뷔페식 식사를 마치고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전 BCE(Before Christ가 아니라 Before Common Era) 5500년에 조성된 지구라트 시알크 언덕(Sialk Mound)을 찾아갔다.

그것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등장하기 전에 상당한 문명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해 살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고대인들도 진흙에 볏집을 섞어 벽돌이나 담벽이 단단히 굳도록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프랑스 고고학 팀은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시알크 언덕을 발굴하면서 무려 8개의 문명이 층을 이루어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불도저까지 동원해가며 유물 수천점을 발굴했는데 발굴한 유물의 98%를 루브르 박물관으로 가져갔다고 한다.

그 뒤를 이어 영국팀이 찾아와 남은 유물을 모조리 쓸어가고 현지에는 몇 점밖에 남겨두지 않았다.

 

사파비 시대의 전통정원 핀가든을 방문했다.

사방을 페르시아 담으로 둘러싼 아름다운 정원인데 이와 같이 높은 담을 친 것은 외인의 침범을 막기 위한 것도 있지만 사막의 모래폭풍을 막기 위함이었다.

그 안에 재력이 있는 사람들은 코란에 나오는 낙원을 집안 구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키가 큰 교목과 4방으로 흐르는 수로와 대칭형 건물 구조가 특징이었다.

 

페르시아 주거양식의 또다른 특징은 뙤약볕이 내려 쪼이는 밖에서 집안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시원한 세계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구경한 집 구조도 그러했다. 문에 들어서니 미니 분수가 나오는 풀장과 나무가 우거진 정원이 펼쳐져 있고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바람 길을 이용해 공기가 순환되는 것만으로도 냉방효과가 생겼던 것이다. 

이집은 카펫을 거래하던 상인이 살았다고 하는데 스테인드 글라스를 한 실내가 자못 화려해 보였다. 

 

해가 질 무렵 우리가 탄 버스는 심산유곡(?)으로 들어가 고대 페르시아 주거양식을 유지하고 있는 아비아네(Abyaneh) 마을을 찾아갔다.

산맥 아래 포플라 나무들이 우거진 오아시스에 자리 잡고 도시가스로 취사와 난방을 하는 듯했다.

마을의 색깔은 토양의 색과 같은 고동색 한 가지 단색이었다.

이라크 전쟁 때 전사한 젊은이들의 사진을 순교자처럼 골목길에 걸어 놓고 있었다.

관광객들도 드문 터에 할머니들이 하얀 너울을 쓰고 기념품 등을 팔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