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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노블리스 오블리주? 칼레의 시민들!

Onepark 2010. 11. 27. 22:15

이 작품은 14세기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의 칼레 시를 대표해 죽음을 자청한 이들을 기리는 작품이다.

1347년 영국의 에드워드3세는 프랑스를 침공하면서 영국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인 프랑스 칼레 시부터 공격했다. 예상과는 달리 이 조그만 성이 완강히 저항하여 1년 가까이 버티어냈다. 힘들게 칼레 성을 함락시킨 영국 왕은 전 주민을 몰살하려 했다. 그 때 한 신하가 말했다.

“그리하면 아니되옵니다. 나머지 다른 성들도 죽기를 각오하고 격렬히 저항할 것입니다.”

 

에드워드왕은 그의 간언을 받아들여 영국군을 괴롭힌 대가로 주민 6명만 죽이기로 했다. 칼레 주민들은 처음에는 제비뽑기로 6명을 선정하기로 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만약 우리가 나라를 위해 희생할 사람을 제비뽑기로 정한다면, 결과적으로 ‘재수가 없어서’ 제비를 잘못 뽑아 죽은 것이 됩니다. 이러면 후손들 보기 부끄럽지 않겠소? 그렇기에 우리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원의 방식으로 희생자를 선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나는 이곳에서 가장 부자이고 살 만큼 살았으니, 내가 먼저 자원하겠소!”

 

그 결과 자원한 6명은 ① 외스타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앞장서 실천한 주인공으로 그의 표정은 의연하지만 손은 반쯤 풀려 있다. 그 또한 두렵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② 장 데르, 법률가, 손에는 적군에게 넘겨줄 성문 열쇠를 들고 있지만, 얼굴은 더 없이 결연하고 단호한 표정이다.

③ 형제 피에르 드 위상과 자크 드 위상, 동생이 멋모르고 자원했다가 울상인 채로 뒤를 돌아볼 때 형이 그를 격려하는 귀엣말을 한다.

④ 학자 장 드 핀네의 얼굴에는 살고 죽는 일에 초탈한 표정이 깃들어 있다.

⑤ 앙드리외 당드레는 거의 패닉 상태에서 울부짓는 표정이다.

 

로댕이 10년을 들여 완성한 이 작품을 납품하려고 하자 칼레 시에서는 영웅적인 풍모는 간 데 없고 나약하게 떨고 있고, 울고 있는 사람들의 조각상을 받아들이기를 주저했다.

그러자 로댕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모르는 소리요. 이 사람들이 위대한 것은 죽음을 초월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처럼 죽음이 너무나 두려웠지만, 나라를 위해 기꺼이 자원했기 때문에 위대한 것입니다.”

* 출처: 강신장, 「오리진이 되라」, 2010, 208-210쪽에서 간추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