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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눈보라 속의 옐로스톤 국립공원

Onepark 2007. 10. 13. 02:17

2007년 10월 초 시즌이 끝나갈 무렵 단체관광(Samho Package Tour)으로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다녀왔다.
LA에서 솔트레이크 시티(솔렉) 왕복구간은 항공편을 이용하고, 솔렉-포카텔로-옐로스톤-그랜드 티턴-잭슨홀-포카텔로-솔렉 구간은 필자를 포함한 33명의 일행이 코치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 LA에서 교포여행사의 단체관광을 이용했기에 공원 입구의 온천욕까지 즐길 수 있었다.

옐로스톤 공원은, 우리의 기대에 넘치기도 하고 또는 못 미치기도 하고, 여러 모로 예상하고 달랐다.
10월 초순임에도 갑자기 눈보라가 치는 바람에 공원 곳곳의 도로가 폐쇄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고, 일정 첫 날과 마지막 날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용암온천(Lava Hot Springs)에서 노천탕을 즐길 수 있었다.
옐로스톤 공원은 1988년의 큰 산불로 많은 곳이 민둥산으로 남아 있는가 하면 공원 중심부(Canyon Village)에는 옐로스톤 호수에서 발원한 강이 100m 높이의 폭포를 이루고 그랜드 캐년 같은 협곡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 산불이 휩쓸었던 지역에 새로 자라고 있는 나무들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간헐천(Old Faithful Geyser)은 잇달은 지진으로 지하동굴이 확장되고 형태가 달라져 분출간격이 들쭉날쭉해지고 분출시간(통상 1.5-5분)이나 치솟는 높이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공원 곳곳에서 보이는 버팔로(bison)나 사슴(deer, yelk, moos), 코요테와 늑대는 이곳이 야생동물의 천국임을 일깨워주었다. 실제로 버팔로 무리가 차들이 왕래하는 도로를 유유히 건널 때면 양쪽의 차량들은 경적도 울리지 못하고 모두 지나갈 때까지 한없이 기다려야 했다. 옐로스톤 공원은 5월 말에서 9월 말까지가 관광시즌이고 나머지 기간은 이들 야생동물이 주인 노릇을 하게 된다.

 

* 옐로우스톤 공원 그랜드 캐년의 폭포
* 버팔로 떼가 나타나자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은 멈춰섰다.

와이오밍주와 아이다호, 몬타나주에 걸쳐 있는, 우리나라 충청남도만한 넓이(9천km2)의 옐로스톤 공원은 1872년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National Park)으로 지정되었다.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한 덕분에 숲과 생태계가 자연상태 거의 그대로 온전하게 유지되어 있다. 20년 전에 공원의 45%를 잿더미로 바꾼 대화재로 곳곳에 앙상한 죽은 나무들이 남아 있었는데 그 밑으로 새로운 나무들이 쑥쑥 자라고 있었다. 당시 군대까지 동원하여 필사적으로 산불진화에 매달렸지만 가을이 되어 눈이 내리고서야 자연 진화되었다. 그 때문에 국립공원 측은 숲의 재생(restoration)을 완전히 자연에 맡겨 놓았다고 한다.

 

* 분지형 간헐천 Geyser Basin
* 나무로 설치한 보드워크 이외의 지역은 위험한 출입금지 구역이다.

우리는 해발 2032m에 위치한 West Yellowstone쪽 Entrance를 경유하여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제일 먼저 Lower Geyser Basin으로 가서 판자로 된 보드워크(boardwalk)를 따라 구경하였다. 크고 작은 분지(basin)형의 유황 호숫물이 군데군데 수증기를 피워 올리며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 다음에는 Old Faithful(마치 믿음 좋은 친구처럼 간헐천이 정확한 간격으로 솟아올라 붙여진 이름)로 이동하여 지은지 1백년이 된 7층 목조건물 Yellowstone Inn에서 핫 초콜렛도 마시고 티셔츠 등 구입하는 등 간헐천이 솟아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눈비를 뿌렸던 구름이 조금씩 걷히고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 오른쪽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올드 페이쓰풀 주변 지형의 파노라믹 뷰 
* 간헐천 올드 페이쓰풀의 물줄기와 수증기 분출이 3~4분간 지속되었다.

조금씩 수증기만 피우던 올드 페이쓰풀 간헐천은 마침내 오후 3시 35분이 되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듯 하더니 분수처럼 뜨거운 물줄기를 하늘 높이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 상암구장 앞 한강의 분수만큼 올라가지는 못하고 중간까지 오르다 마는(통상 30-55m 평균 44m) 것이었다. 20-30분전부터 대단한 장관을 고대하였던 사람들의 얼굴에는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통계에 의하면 1회 분출시간이 2.5분 미만이면 65분 후에, 분출시간이 2.5분 이상 지속되었으면 92분 후에 분출하는 것으로 나타남: Wikipedia)

* 이하 옐로스톤 국립공원,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의 자세한 여행기와 사진은 필자의 홈페이지(click here) 참조

 

이번에 옐로스톤 여행을 하면서 우리는 자연환경은 인위적인 것을 피하고 자연상태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갑자기 성경 구절이 생각이 났다. 사람의 가장 지혜로운 것이 하나님의 미련한 것만 못하니(고린도전서 1:25) 우리 인간은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자연(Mother Nature)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