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 당분간 Book's Day에는 못 만나더라도 페이스톡 같은 온라인이나 번개팅 오프라인으로 재미있는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습니다.
P : 네, 저 역시 학교를 떠난지 여러 해가 되어서 그런지 One way로 떠드는 것보다는 Two way로 이야기하는 게 훨씬 편한 것 같아요. 마침 부활절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왔으니 제가 다니는 교회 예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주일날이면 기독교인들은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는데 하나님이 계시는 천국에서는 어떻게 예배를 볼지 궁금했어요. 마침 요한계시록 연속 강해설교를 하시던 중 목사님이 이게 바로 천상에서의 예배라고 하셨어요.
하늘나라에서의 예배 실황을 사도 요한이 계시록 4장과 5장에서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대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에 열린 문이 있고 나팔소리같은 음성이 말했습니다. “이리로 올라오너라. 그러면 내가 이후에 마땅히 될 일들을 네게 보여 주겠다."
하늘에 보좌에 앉으신 이는 벽옥과 홍옥 같고 무지개가 보좌를 둘러싸고 있는데 그 모습이 에메랄드 같았습니다. 또 보좌 둘레에는 24개의 보좌가 있고 그 보좌에는 24명의 장로가 흰옷을 입고 머리에 금면류관을 쓰고 앉아 있었습니다. 보좌 앞에는 수정처럼 맑은 유리 바다와 같은 것이 있고 보좌 가운데와 보좌 둘레에는 앞뒤로 눈이 가득한 네 생물이 있습니다. 첫째 생물은 사자처럼 생겼고, 둘째 생물은 송아지처럼 생겼고, 셋째 생물은 사람의 얼굴처럼 생겼고, 넷째 생물은 날아가는 독수리처럼 생겼습니다. 네 생물은 각각 여섯 날개를 가지고 있고 날개 둘레와 안쪽에는 눈들이 가득합니다. 그들은 밤낮 쉬지 않고 말했습니다.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 하나님,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고 이제 오시는 분이십니다.”
24명의 장로들은 보좌에 앉으신 분 앞에 엎드려 경배하고 자기들의 면류관을 내려놓으며 말했습니다. “주 우리 하나님이시여, 영광과 존귀와 능력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십니다. 주께서 만물을 창조하셨고 주의 기쁘신 뜻을 인해 만물이 존재했고 또 창조됐습니다.”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오른손에 책이 들려 있는데 앞뒤로 기록되고 일곱 인으로 봉한 것이었습니다. 그 책을 펴서 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유다 지파의 사자 다윗의 뿌리가 승리했으니 그 책과 그 일곱 인을 열 것이다.”
일곱 뿔과 일곱 눈을 가진 어린 양이 와서 보좌에 앉으신 이의 오른손에서 책을 받아 드셨습니다. 그가 책을 받을 때 네 생물과 24명의 장로들이 각기 하프와 향이 가득 담긴 금 대접을 들고 어린 양 앞에 엎드렸습니다.
그들은 새 노래를 부르며 말했습니다. “주는 그 책을 취해 인들을 떼기에 합당하십니다. 이는 주께서 죽임을 당하심으로 주의 피로 모든 족속과 언어와 백성과 나라들로부터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구속해 드리셨고 그들로 우리 하나님께 나라와 제사장들이 되게 하셨으므로 그들이 땅 위에서 왕 노릇 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보좌와 생물들과 장로들을 에워싼 수많은 천사들은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죽임을 당하신 어린 양은 능력과 부귀와 지혜와 힘과 존귀와 영광과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십니다.”
또 하늘과 땅과 땅 아래와 바다에 있는 모든 피조물들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보좌에 앉으신 분과 어린 양께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능력이 영원토록 있기를 빕니다”라고 하자 네 생물은 “아멘” 하고 화답했고 장로들은 엎드려 경배했습니다. 요한계시록 (우리말성경) 4장, 5장

G : 계시록이라 하면 사도 요한이 로마 황제의 기독교도 핍박에 따라 체포되어 밧모섬에 유배되어 갔을 때 주님이 보여주신 여러 계시(revealations)를 기록한 것이라고 들었어요.
P : 네, 당시 사도 요한은 다른 사도들처럼 주님을 위해 순교도 하지 못하고 아흔이 넘도록 사도로서의 포부를 펴지도 못한 것을 회한(悔恨)으로 여겼던 것 같아요. 이는 그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십자가 상의 예수님의 당부에 따라 평생 성모 마리아를 모시고 사느라 그랬던 거지요. 그래서 1세기 말 소아시아 여러 교회의 당면 문제를 가지고 그리스도 교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말씀하였을 뿐 아니라 미구(未久)에 닥쳐올 세상의 종말에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상징적으로 비유적으로 경고했어요.
G : 저도 요한계시록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언제 지구의 종말이 온다거나, 자기만의 독특한 성경 해석을 강조하여 이단에 빠지는 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P : 1992년 한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오대양 다미선교회의 10월 28일 자정 종말론 주장이 그러했지요. 세월호의 실소유주였던 유병언 목사의 구원파도 요한계시록의 종말에 대한 공포심으로 전도를 하고 사업을 벌였어요. 2020년 대구 코로나 확산의 근거지로 지탄을 받았던 신천지 교회도 계시록 해석을 둘러싸고 마지막 때에 구원받을 14만4천명은 자기네 교인들뿐이며 이만희 교주가 천년왕국을 세울 거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G : 천상의 예배는 지상의 예배와 어떻게 다른가요?
P : 하늘 보좌에는 눈부신 광채로 빛나는 하나님이 계시고 그 둘레에는 24개의 보좌에 금면류관을 쓴 장로들이 앉아 있는데 그 앞에는 수정처럼 맑은 유리 바다 같은 게 펼쳐져 있다고 했어요. 이채로운 것은 보좌 가운데와 보좌 둘레에는 네 생물이 있는데 사자와 송아지, 사람, 독수리의 모습을 하고 여섯 날개의 중앙과 둘레에는 무수한 눈이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G : 네 생물이라면 에스겔서 1장에 등장하는 그발 강가의 신비로운 물체 속에 있던 사자와 소, 사람, 독수리 모습의 생명체를 가리키는 것 아닌가요?
P : 맞습니다. 사도 요한으로서는 선지자 에스겔이 목격했던 하나님의 사자(使者)가 천상의 예배에서도 큰 몫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지요. 네 생물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적을 기록한 4복음서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그러나 사도 요한은 자기도 독수리 같은 복음서를 쓰기도 했지만 몸통의 전후좌우, 날개의 중앙과 주변에 무수한 눈이 달려 있다고 묘사함으로써 하나님과 성도들 사이에서 소통을 담당하는 센서와 신경망을 묘사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G : 그렇다면 네 생명은 혹자의 주장처럼 외계 생명체(outer space alien)나 지상의 온갖 생명체(all creatures)를 대표한다기보다 하나님과 어린양, 24장로와 성도들 사이에서 연락을 담당하는, 첨단 센서를 장착한 로봇 비슷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P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가 공항이나 백화점, 대형 음식점에서 볼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디스플레이 화면에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 하나님, 전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시고 이제 오시는 분입니다” 쓰여 있다고 보면 되겠지요. 이용객은 여기에 자기가 원하는 것, 묻고 싶은 것을 손수 입력하기도 하잖습니까!

G : 천상 예배의 식전 행사로 무대 위에서 하나님과 어린 양, 24 장로와 네 생명체의 역할을 소개하는 것 같습니다.
P : 주일 예배 때 온누리교회의 이재훈 위임목사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어요.
요한계시록 5장은 천상의 예배를 지상에서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보석처럼 빛나는 보좌에 계신 하나님의 오른 손에는 두루마리 책이 들려있는데 여기에는 하나님의 심판계획이 적혀 있어 인봉(印封)되어 있다. 다니엘서 12:1-9에 나오는 예언서도 인봉되어 있었다.
인봉을 떼어 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심판에서 구원을 행할 수 있는 자가 보이지 않아 요한은 크게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때 요한은 일곱 뿔(권능)과 일곱 눈(지혜)을 가진 어린 양을 보았다. 어린 양은 스스로 목숨을 내놓고 자발적으로 희생을 하였으므로 인봉을 뗄 자격이 있었다. 그가 힘이 없어서가 아니요 스스로 생명을 내놓았기에 악에 휩쓸린 영혼들이 악마와 함께 죽임을 당할까봐 속죄양이 되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C.S. 루이스의 팬터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에도 나온다. 레이먼드가 마녀의 꾐에 빠져 반역죄인으로서 죽음을 면치 못하게 되었으나 사자 아슬란이 그를 대신하여 죽음으로써 레이먼드는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어린 양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죽을 수밖에 없었던 백성들이 죽음에서 건짐을 받았다. 이스라엘 백성 뿐만 아니라 모든 족속과 민족이 구속(redemption)을 받았다.
이것은 종이 되었던 신분에서 몸값을 지불하고 자유함을 얻게 되었음을 뜻한다. 어린 양의 피로써 죽음에서 구원을 받은 것으로 출애굽기 12:13의 사건과 흡사하다. 하나님의 재앙은 애굽 땅에서 태어난 모든 첫째에게 임하였는데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의 좌우와 문설주에 바른 히브리 사람들의 집에서는 재앙이 건너가는(pass-over) 기적이 일어났다.
하나님의 심판이 집행되었으나 그 대상(target)에서 벗어났던 것이다. 어린 양의 피로써 구속받은 백성이라야 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속받은 은혜를 찬송하지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계시록 6장부터는 어린 양이 두루마리의 일곱 인(印)을 차례로 뗄 때마다 듣도보지도 못했던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G : 말씀을 듣고 위의 그림을 자세히 보니 한복판에 있는 어린 양이 하나님의 심판이 적혀 있는 두루마리의 인을 떼기 전에 관(冠)을 쓴 24 장로와 날개 달린 사자와 소, 독수리 등 네 생명들의 긴장된 모습이 역력해 보입니다.
P : 제 눈에는 단(檀) 아래에서 두루마리에 적혀 있는 내용을 궁금히 여기며 두 손을 들거나 가슴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초조한 모습도 엿보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처럼 구름이나 오색 안개에 덮여 있는 것 같아도 곧 인봉이 해제되고 하나님의 심판이 임할 것이라는 텐션이 확 일어나는군요.
G : 그림만 놓고 보면 광채로 빛나는 중앙의 어린 양이 흰 염소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보좌가 눈 부시게 빛나는 흰색으로 처리되어 있고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가 유독 밝은 노란 색이나 붉은 색으로 채색되어 있네요.
P : 전에 프랑스 니스에 있는 샤갈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여러 성화들을 볼 때도 그와 같은 공통점을 느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모세 조각상을 보면 머리에 뿔이 달려 있는데 위의 그림에서 어린 양의 머리에 뿔이 달려 있는 것처럼 하늘의 권능을 상징하지요.
위의 그림은 목사님이 그림 소유주의 퍼미션을 받고 예배 중에 사용하는 거라고 하셨어요. 앞으로 전개될 봉인이 해제된 요한 계시록의 말씀 내용과 그 분위기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말은 우리가 다 아는 대로이지요.
묵시의 말씀에서 사사로운 생각을 더하거나 빼면 생명나무가 있는 거룩한 도성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과 금년도 온누리교회의 표어인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크게 외치고 끝맺는 것입니다.
내가 이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에게 증언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이것들 외에 더하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재앙들을 그에게 더하실 것이요
만일 누구든지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에서 제하여 버리면 하나님이 이 두루마리에 기록된 생명나무와 및 거룩한 성에 참여함을 제하여 버리시리라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하시거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요한계시록 (개역개정) 22: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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