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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 Z세대와 소통하고 교회로 이끌려면?

Onepark 2022. 3. 2. 09:45

우리 사회에서 MZ세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2년 대선에서도 2030세대의 표심이 어느 대선 후보에 쏠리느냐에 따라 당락이 좌우될 정도의 Casting Voter[1]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일반적으로 M세대(Millennials, 'Y세대'라고도 함)는 1981~1995년에 태어난 남녀, Z세대는 1996~2005년에 태어난 남녀를 일컫는다. 1996년이 분수령이 된 것은 바로 이때부터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ㆍ환경에 대한 친밀도가 사고방식과 생활태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Z세대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거나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이들이 해당된다.  

 

* 온누리교회 각 공동체의 순장, 다락방장들이 모니터 상으로 영성수련회에 참가했다. 2022.3.1. 온누리교회 서빙고 성전.

3월 1일 오전 온누리교회에서 지역별 공동체의 순장, 다락방장[2]을 대상으로 Zoom을 통해 영성수련회가 실시되었다. 3월 초 공동체 별로 개강예배를 드리고 순 모임을 시작하기 전에 순장들에게 교회의 현안과제와 순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행사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다채로운 순서가 마련되었고, 공동체 별로 모여 장로와 교역자들이 순장들을 격려하기 위해 손수 구워주시는 바비큐로 식사를 함께 하며 나눔과 섬김을 체험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 온누리교회 당회 서기인 성북공동체의 홍성호 장로

Zoom으로 진행된 2022년 순장 영성수련회에서는 담임목사님의 설교 대신 홍성호 장로의 "급변하는 세계와 순장의 도전"이라는 체험식 강의를 들었다. 순장으로서 가지각색의 순원들을 만나게 될 터인데 스스로 마인드 맵을 그려보고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대(알러지 급?)일지라도 그를 이해하고 배우고 따라함으로써 원만하게 신앙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말씀이었다. 이와 같은 발견을 통해 가나안 혼인잔치에서 하객들이 예수님이 처음으로 행하신 이적을 보고 "제일 좋은 포도주를 여태껏 아껴놓았다(You have saved the Best till now)"고 경탄하던 것을 우리 순원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다는 권면의 체험담으로 들렸다.

 

이어 기독교 관점에서 MZ세대 접근법을 연구하고 강의해오신 문상철 박사[3]가 등단하였다. 수십 장의 슬라이드를 통해 차세대 신도인 Z세대 젊은이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교회로 이끌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 카리스 교차문화학연구원(CIIS) 원장 문상철 박사

문상철 박사는 우리가 만나는 Z세대는 어떤 모습인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부모는 맞벌이가 많은 탓에 부모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맡겨지거나 혼자 생활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걱정이 많다. 그 결과 자기주도적이며 Y세대 즉 밀레니얼 세대보다 독립적이면서도 협조적이다. 두 차례 IMF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기에 환경보호, 윤리적 헌신 같은 '개념'을 갖고 있고 계기가 되면 기꺼이 몸을 던지는 행태도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Z세대에 어떻게 복음을 들고 다가갈 수 있는가?

그들의 세계관은 어려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접할 수 있었던 만큼 과학주의(scientism) 사상에 젖어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그들에게 과학주의는 처음부터 사실로서 존재하므로 초자연적인 차원을 부인하지 않고 과학과 초자연계를 통합하여 사고하므로 변증법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가 Z세대를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시간과 노력을 그만큼 더 많이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Z세대 청년들의 역량과 전문적인 능력을 살리기 위해 기성세대 기독교인들은 적극적으로 그들을 초청하고 교제를 확대해야 한다. 그들의 참신한 지혜와 사고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역(逆)멘토링 받는 것도 주저해선 안될 것이다. 

우리는 기존 프로그램, 메시지, 환경을 비판적으로 상황화(critical contextualization)해서 그들에게 적절한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편안하고 친근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그들이 당면한 실존적 질문들의 답을 얻을 수 있게끔 성경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사도 바울의 접근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Z세대의 문화적 특징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그들은 사회적 규범과 압력에 잘 적응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통과 관습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그리고 윗 세대의 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평가받는 것을 싫어하고, 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원한다.

이전 세대들과의 외부적인 차이점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변이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내적 변이로 인해 그들은 개성과 차이점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그대로를 중시한다.

핵가족 환경에서 자라난 Z세대는 집단적이거나 공동체 지향적인 윗 세대와는 달리 개인주의적이다. 그들은 현세지향적이고 소비주의, 향락주의에 빠지기 쉬워 흔히 YOLO (You only live once)족이라고 불린다. 기본적인 신조는 개인 시간과 프라이버시 절대존중이며, 이로써 자신을 보호하고 SNS를 통해 사회와 관계를 맺고 소통한다.

이들은 사회적 사건이 인간관계의 결과로 일어난다고 보며, 정서적 문제를 아주 중요한 것으로 여긴다. 대인관계는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되며, 세대 안에서도 다양성에 대해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조심스러운 태도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루게 하고 있다.

한국의 Z세대 청년들도 세계의 변화와 발전상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다. 그들은 삶의 안정성을 추구하되 종교적이거나 이념적인 명분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려 들지는 않는다. 대신 자아실현과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더 관심이 있다.[4] 

 

Z세대는 태생적으로 과학주의 세계관을 갖고 있다고 했는데, 이러한 성향은 학교 교육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따라서 Z세대 크리스쳔들은 종교교육보다 세속적인 학교교육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창조론을 둘러싸고 과학과 종교의 간격을 좁히는 것을 힘들어 한다.

Z세대가 과학적 사고를 지지하는 또다른 이유는 그것이 미래에 대한 예측과 준비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구체적인 과학적 지식을 활용함으로써 미래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에게 과학주의는 인생의 많은 질문과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이것은 그들에게 외부 세계를 보는 관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그들은 환경보호를 마땅히 해야 하는 당위성으로 접근하며 미래의 삶의 질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환경윤리를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Z세대 젊은이들은 판단을 하기 전에 사실확인부터 한다. 사실적으로 진리라고 판단되는 주장을 받아들이며 데이터에 의존하는 일종의 Datageddon에 심취되어 있다. 그들은 어떤 입장이 논리적으로 개진될 때 이를 곧잘 받아들인다.

 

Z세대가 과학주의 세계관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면 그들은 세계관의 여러 주제의 일관성에 개의치 않고 그 안의 이질적 요소를 그대로 수용한다. 해체와 불일치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으며 이성주의와 감성주의를 합쳐서 받아들인다.

많은 Z세대 젊은이들은 세계관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이는 그들에게 실제적이고 당면한 이슈가 아니기 때문이다. 형이상학적이고 초자연적인 문제는 자연적인 차원과 단절된 채 남아 있으며 외부 근원과 일관성 없게 혼합된 왜곡된 세계관으로 비치기도 한다.

요컨대 Z세대 세계관의 특징은 이질적인 세계관의 혼합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획일적인 세계관이 아니라 여러 혼합된 성격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를 혼합주의적인 과학주의(syncretistic scientism)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Z세대의 과학주의적 세계관에 이어 그들의 특징적 사고형태인 타당성 구조에 대해 알아본다.

그들은 무엇이 올바른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 세대와 차별화되기 때문에 Z세대의 타당성 구조를 알아야 그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어떤 문제를 앞에 놓고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가치판단을 조심스러워하여 결정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지배적인 가치체계가 없어 의사결정에 일관성을 결하기도 하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적 관심 또는 무관심을 보일 때가 많다. Z세대 젊은이들을 대할 때 겉으로는 독립적으로 보이지만 스스로 결정을 못하는 자율성은 크게 부족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성장환경이 포스트 모더니즘 대중문화의 감성주의 영향을 받은 탓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들은 개인적 호불호에 따라 판단하는 경향이 심하다. 이들의 주관성은 종교적 다원주의에 가까워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너그럽고 무종교인의 입장까지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존중한다.

 

Z세대는 공공이익을 중시하고 법과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그러므로 그들은 사회에 덕(德)을 세우고 일반적인 선(善)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야 비로소 움직인다. 여러 선택지가 있을 때에는 선한 것을 택한다. 그들은 또 윤리를 중시하고 인권이나 윤리적 이슈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프라이버시와 개인의 권리를 우선시하는 Z세대에게 익명성은 일종의 방어기제로 작용한다.

 

한국의 Z세대 젊은이들도 논리적 일관성 내지 일치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Z세대 젊은이들을 설득할 때에는 정확한 논증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Z세대 젊은이들이 과학주의적 세계관을 갖고 있다 해도 항상 이성적이거나 논리적이지 않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그들이 유튜브 같은 뉴 미디어의 시청각 매체를 선호하지만 종이인쇄 매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Z세대의 타당성 구조에 있어서 문화적 배경도 중요하다. 그들이 무슨 교육을 받고 어떠한 문화활동을 했는지가 그들의 사고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Z세대가 공부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그들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즐겨한다.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경험적 학습을 통해 배우도록 해야 한다. 종교적인 메시지도 경험적인 내러티브 즉 간증 형태가 더 효과적이다. 스토리텔링도 서로 불일치하는 타당성 구조를 연결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보인다.

Z세대의 경험적 학습은 인지적 학습을 보완한다. 고생은 되더라도 해외 아웃리치 프로그램 같이 행동을 통해 배우는 것을 선호한다. 그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인식론적 접촉점을 찾아야 한다. 그들의 타당성 구조에 간극이 있는 만큼 종교교육에 있어서도 창조적인 접촉점을 찾아 성육신적 동일시(incarnational identification) 즉 성육신적 경계 넘기를 해야 한다.

요컨대 Z세대의 교육을 위해서는 친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신뢰를 쌓아가며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끝으로 기독교 세계관을 Z세대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본다.

혼합주의적인 과학주의 현상을 다룰 때 형이상학적인 차원이 소실되거나 분리되는 문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형이상학적 논의가 낯선 Z세대에는 경험적 학습이 효과적임을 알았다. 그러므로 세계관의 충돌이 있을 때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게 하고 자기자신의 실재에 대하여 관점을 다듬게 한다. 그리고 질문을 통해 형이상학적 사고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등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Z세대와 만날 때 그들과의 생각의 간극을 메우고 서로 연결해줄 수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랑’임을 명심해야 한다.

 

비록 랜선 상이지만 우리 순장들은 "이런 순장이 되겠습니다" 다섯 가지 구호를 외쳤다.

10시에 시작한 수련회가 정오가 가까왔으나 예배당 전면의 모니터 상에 참가자들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리고 목사님의 축도로 순장영성수련회를 모두 마쳤다.

 

* 온누리 양재성전 담당 이상준 목사

 

Note

1] 세대론에 있어서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치 않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다른 세대와 달리 이러저러한 특징적인 면모를 보이는구나 이해하는 것은 필요하다. Z세대만 하더라도 성장환경과 디지털 기기 친숙도가 다른 세대와는 남달랐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Casting Voter는 다른 나라 Z세대의 특징인 Swing Voter(부동층)와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대남'(이십대 남자), '이대녀'(이십대 여자) 같은 20대 젊은이들의 정치적 성향, 관심사가 다른 세대와는 차별성 있게 나타났다.

 

2] 순과 다락방은 온누리 교회만의 독특한 소그룹 명칭이다. 물론 성경에서 유래한 용어이며, 순(筍)이란 '어린 싹'이란 말 그대로 교회적으로 돌봄과 나눔, 양육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다. 순은 또 다윗의 자손으로서 메시야가 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기도 한다(스가랴 3:8, 예레미야 23:5). 다락방은 예수의 십자가 사건 전후에 제자와 신도들이 모여서 서로 위로하고 함께 기도했던 공간을 뜻하는데 5~6개 순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순은 교인들이 교회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게끔 3~5가정으로 구성된 가정단위의 작은 교회이며, 소속 다락방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교회 및 교역자들과 소통하게 된다. 

 

3] 기독교교육기관인 카리스 교차문화학연구원(CIIS)의 문상철 원장은 Z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등 기존의 선교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원장은 2021년 3월 로잔 세계복음화운동이 격월로 출간하는 Roseanne Global Analysis 학술지에 "Z세대에 복음을 전하는 방법 — 세계의 마지막 세대를 위한 사역"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문 원장은 “Z세대 세계관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맞는 목회와 전도 방향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2020년 중 20명의 Z세대와 10명의 교회 교역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기존 문헌들과 비교 분석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Z세대에 복음 전하려면 ‘선교의 틀’을 바꿔라”, 2021. 3. 17.

 

4] Corey Seemiller와 Meghan Grace의 연구에 의하면 Z세대를 위한 학습시설은 조용하고 청결하고 편안해야 한다. 왜냐하면 Z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육체적 정서적 편안함과 안정을 위해 돈을 쓰며, 거대담론보다 소확행(小確幸)을 추구하며 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