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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가족 기념패와 교육부장관 시계

Onepark 2018. 8. 19. 22:00

요즘 교수가 정년퇴직할 때 따로 기념행사를 갖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기념논문집은 특히 법학의 경우 [연구실적으로 잡히지 않는] 논문을 기고할 여유있는 사람이 없고 기념품 전달식은 김영란법 저촉 여부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근속기간에 따라 수여되는 정부 훈ㆍ포장도 학장실에서 간소하게 전달식을 갖는 것으로 그치고 있다.

 

나의 경우에도 전체교수회의에서 꽃다발 증정식을 하고 기념사진 촬영, 기념 회식을 갖고, 연구소 학술지에 정년기념호를 발간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아웃리치를 갔다 오니 아이들이 이럴 수 없다면서 가족끼리 기념행사를 갖겠으니 내가 좋아하는 음식 메뉴를 정하라는 것이었다.

 

* 큰아들로부터 정년 기념 선물을 받았다.

 

8월 19일 일요일 저녁 집에서 가까운 음식점의 별실을 빌려 정년기념식을 가졌다.

식사에 앞서 아이들이 정성껏 마련한 기념패 증정식이 있었다.

신세대답게 3D 피규어로 만든, 처음 보는 기념패였다. 

맏이가 증정한 기념패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훤일

 

귀하께서는 명예로운 학자이자 존경받는 아버지로
지난 40년을 보내왔습니다. 그간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인생 2막은 풍성한 결실을 온전히 누리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감사패를 드립니다.

 

2018년 8월 18일

아들 며느리 손자 일동

 

* 학자의 길을 처음에는 박봉을, 나중에는 연구활동을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와 이를 지켜보는 손자

 

작년부터 정년퇴직하는 교수 동기가 많음에도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나의 정년을 축하하는 동양난 화분을 보내왔다.

학교 연구실의 책을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비로소 정년이구나 하는 실감이 들었다. 

 

 

9월 초 법전원장실에서 전갈이 왔다. 정년퇴직 교원에 대한 정부포상이 내려왔으니 전달식을 갖겠다는 것이었다.

원장실에서 보직교수들이 배석한 가운데 원장으로부터 교육부장관의 표창장을 수여받고 부상인 손목시계를 받았다. 손목시계는 교육부의 태극마크가 들어있는 가죽벨트 타입이었다.

그리고 표창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귀하는 투철한 사명감과 성실한 근무자세로 
스승의 길에 헌신하여 수많은 인재를 기르고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므로 
이에 표창합니다.

 2018년 8월 31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