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결혼식을 올렸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비혼(非婚)이 대세가 되는 요즘 둘째가 결혼하겠다고 말했을 때 너무 기뻤다.
게다가 상대가 기독교 신자인 데다 착하고 예쁘다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아버지 정년퇴직하시기 전에 식을 올리겠다고 할 때는 더더욱 기뻤다.
마침내 상견례, 혼수 등 복잡한 절차를 마치고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신랑ㆍ신부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일시와 장소를 2월 3일 12시 반 청담역 앞 예식장으로 정했다.
둘째는 수줍음을 잘 타서 회사 동료들로부터 '모태솔로' 아니냐는 말을 곧잘 들었다는데 놀랍게도 신부는 같은 직장의 여성이었다. 자기로 하여금 더 좋은 남자가 되고 싶어 하는 아가씨를 만나 프로포즈를 했다고 말했다. 우리집 강아지 이야기를 하며 관심을 끌고 데이트를 신청했다고 하니 사람들이 둘째를 잘못 본 것임에 틀림없다.
첫째와 두 살 터울인 둘째가 형 결혼식 후 2년만에 식을 올리니 부모로서도 큰 부담도, 걱정도 되지 않았다. 양재 온누리교회 공동체 담임목사이신 윤길중 목사님에게 주례를 부탁드리고 나머지는 첫째 식 올린 것을 참고하여 절차를 진행하면 됐다.
둘째가 가입한 주택조합은 진척이 없어 신혼집이 문제였으나 며느리가 시댁에 들어와 같이 살겠다고 하여 간단히 해결되었다. 대신 아내가 독립공간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중문을 달고 신혼부부가 쓸 화장실도 완전히 새로 고쳐주기로 했다.
신혼여행지도 형한테서 익히 들었던 몰디브로 정했다니 말 그대로 전철대로 따라 하면 될 터였다.
나로서도 예쁘고 상냥한 딸같은 며느리가 집에 들어오니 뭐든지 기쁘고 다 OK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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