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유배지 2

[반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6월의 마지막 날, 금년도 절반이 지나간 셈이다. 사람들은 흐르는 세월이 "손에 넣자마자 눈깜짝할 새 사라져버린 솜사탕" 같다며 탄식한다. 그래도 짧지 않았던 금년 상반기엔 벼라별 일이 다 일어나지 않았던가! 국내에선 정권이 바뀌고, 구중궁궐 같던 청와대가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먼 나라 전쟁 통에 공급망이 망가졌다며 모든 물가가 다 오르고 주가는 폭락했다. 자연도 정신을 잃었는지 가뭄과 홍수 피해가 잇달았다. '한 달 제주살이' 하러 떠난 일가족은 완도 앞 바닷속에서 한참 후에 발견됐다. 아빠가 빚을 많이 져서 딸까지 데리고 일부러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그래도[1]라는 섬에는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

Travel 2022.06.30

[번역] 제주 산방굴사 탐방기(漢詩)

부산 사는 시인・여행가 박하 박원호 선생이 제주도 여행 중에 발굴한 한시(漢詩)를 몇 편 보내주셨다. [1] 박하 선생의 시는 전에도 세연정 등 몇 편을 영어로 옮긴 적이 있기에 이번에는 그가 한시를 번역해놓은 것을 나는 다시 영어로 옮겨보기로 했다. 나 역시 서귀포 부근의 산방굴사[2]를 오래 전에 가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1983년 신혼여행 때 그곳에 들렀다가 산방굴사 앞에 신부와 나란히 앉아서 바다풍경을 바라보며 10년 뒤에 또 오자고 약속했었다. 그 약속을 지킨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더 지나서였는데, 나는 그 사이에 유럽과 미국에서 여러 해 살면서 이곳보다 경치 좋은 곳을 많이 가보지 않았느냐는 핑계를 댔다. 山房窟寺 - 李漢雨 산방굴사 - 이한우 Small Temple Sambang i..

Travel 202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