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2022/07 5

[가곡] 미뇽의 노래 "그 나라를 아시나요?"

'예술가곡' 하면 슈베르트의 650편이나 되는 리트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차이콥스키의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를 들을 때에는 '러시아 로망스'[1]와 비슷한 듯하면서도 사뭇 다른 느낌이 전해져 왔다.[2] 상대방이 내 마음을 몰라줄 때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이처럼 절절하게 표현한 노래가 또 어디 있을까? 더욱이 차이콥스키 말고도 베토벤, 슈베르트, 볼프 같은 대가들이 다투어 곡을 붙였다면 그 노랫말은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독일어 'Sehnsucht' 나 포르투갈의 가요 파두에 나오는 'Saudade' 같은 말은 영어의 'Longing'만 가지고는 채워지지 않는 원망(怨望), 갈망(渴望)을 내포하는 복잡미묘한 감정이다. 그래서 원문은 독일어인데, 영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한글로 옮겨 보았다. 괴테의..

Travel 2022.07.30

[설교] 로마서의 '의로움'이란

고린도에서 사역을 하던 사도 바울은 당시의 제일 부강한 나라인 로마의 신도들에게도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 바울이 구술로 받아 적게 하여 로마에 보낸 로마서(The Epistle of Paul to the Romans)는 그리스도교의 진수(眞髓)를 담고 있다. 기독교 신자라면 이 책이 성 오거스틴을 회심케 했고, 번민에 싸인 가톨릭 사제 루터로 하여금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인정(以信稱義) 받아 종교개혁에 나서게 만들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남들이 경탄하는 풍경이 나한테는 별로인 경우도 있는 것처럼, 과연 내 자신의 신앙심을 근본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책인가 지레 의아심을 품게 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일본의 근대화 시기에 본격적으로 기독교사상을 공부하여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끼친 우치무라..

Holiness 2022.07.18

[시인] 오규원의 "비가 와도 젖은 자는"

장마철엔 거의 매일 비가 온다. 장마 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를 뿌리기 때문이다. 금년처럼 봄가뭄이 심한 경우에는 장마의 시작을 고대하는 형편이었다. 엊그제 창 밖에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규원의 "비가 와도 … " 시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오규원(吳圭原, 본명 吳圭沃, 1941~2007) 시인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내면서 수많은 문인을 길러냈다.[1] 창작 이론서 은 시를 쓰려는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지금도 속간되고 있는 시작(詩作) 교과서다. 습작단계에서 빠질 수 있는 잘못된 습성을 바로 잡아주면서, 마치 백과사전 같은 시의 수많은 표현기법을 알려준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 순례 1 - 오규원 A Wet Man on a Rainy Day - Pilgrimage ..

People 2022.07.14

[Book's Day] 하루키의 또 다른 세계

G : 7월 Book's Day에는 휴가 시즌에 맞는 책을 소개해주실 건가요? P : 네, 휴가 중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떠올리다가 한 작가의 책을 많이 읽기도 했고 그의 작품 성향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겠다 싶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골랐습니다. 아주 오래 전 작가 활동 초기에 발표되었던 소설이지만 작가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1992)이라는 책입니다. G :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원제: 노르웨이의 숲)은 저도 읽었습니다. 하루키는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아주 인기가 많은 작가 아닌가요? 노벨 문학상 후보로도 오르내린다고 들었습니다. P : 그렇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1949~ )는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1Q84》, 《기사단장 죽이기》 ..

People 2022.07.13

[번역] 코로나 블루와 라비던스의 위로

코로나 팬데믹이 이젠 겨울독감 같은 수준의 엔데믹(endemic disease)으로 바뀌었다. 그래도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는 거의 매일 만 명 이상 나오고, 코로나 블루 같은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TV 뉴스를 보면 여기저기서 빚에 쪼들려, 병고(病苦) 로, 실연 당해서, 직장내 괴롭힘을 못 이기고 세상을 버리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 뉴스에 안 나와서 그렇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보도 내용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청소년과 노인의 자살률이 OECD 회원국 중 제일 높다고 하니 말이다. 사실 사람이 우울증에 빠지는 이유는 백 가지도 넘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빠져나오는 길은 프로작 같은 항우울제 약을 복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결국은 단 한 가지 - 희망을 갖고 ..

People 2022.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