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2022/08 7

[상상력]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정봉렬 시인으로부터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황과 함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의 시를 전달받았다.[1]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白러시아(벨라루스 비테프스크) 출신의 유태인이었다. 그는 프랑스에서 부와 장수를 누리면서 같은 마을에 살았던 벨라(Bella Rosenfeld, 1895~1944)와의 중력을 무시한 몽환적인 사랑을 다룬 수많은 그림과 판화를 남겼다. 전쟁 이야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여름의 끝자락에 왜 샤갈의 마을이지? 샤갈은 추억 속의 러시아 마을을 즐겨 화폭에 담았지만, 언제 샤갈이 눈 내리는 마을 풍경을 그렸던가? 춘삼월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사나이 - 시인/화가 - 는 관자노리의 정맥이 솟을 정도로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었던..

Travel 2022.08.30

[신앙] 길갈을 지나 가나안 땅으로

돌이켜 보건대 나의 20대는 방황과 번민의 시절이었다. 대학 동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재학 당시부터 사법시험(司試)에 몰두하여 1차는 어렵지 않게 합격했으나 2차는 여러 차례 고배를 들어야 했다. 연수(年數)를 거듭할 수록 어려운 가정형편에 언제까지 사시공부만 할 수 있나, 아니면 취직을 해야 하나, 유학을 갈 순 없나 등등 생각이 많아졌다. 나중에는 사시 합격자가 1천명까지 늘었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연간에는 60~80명이 고작이었다. 나는 결국 사시를 단념하고 직장에 다니게 되었으나 대학 선배인 조성기 교수[1]의 소설 《야훼의 밤 - 길갈》(2002)을 읽고 나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정신적 방황을 겪은 것을 알았다. 그는 대학재학 중 대학생선교단체에 들어갔고 사시공부와 선교활동의 갈등을..

Holiness 2022.08.19

[Book's Day] 일본을 구한 조선 도공의 후예

G : 입추가 지났어도 비도 많이 오고 아직 덥네요. 오늘 들려주실 책 이야기는 피서용인가요, 아니면 가을맞이용인가요? P : 며칠 후면 광복절이므로 오늘은 아주 특이한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잡지책에서 읽은 기사입니다. G : 지난번 파리 특파원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신문기사도 뒷이야기를 보태고 출처를 밝히면 저술이 될 수 있는거죠.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지 궁금합니다. P : 도고 시게노리(東鄕茂德/Tōgō Shigenori, 1882-1950)라고 태평양전쟁 때 일본 외상을 지낸 사람입니다. 독일대사, 소련대사를 거쳐 태평양전쟁 개전(진주만 공격)과 패전 당시 두 차례 외상을 역임하였고, A급 전범(戰犯)으로 20년 금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병사했어요. 일본에 원폭이 투하되..

People 2022.08.13

[여정] 한여름의 온/오프 순례길

아파트 단지의 배롱나무 꽃들이 활짝 피었다. 木백일홍이라는 이름처럼 새로 작은 꽃이 피면 묵은 꽃이 지므로 한 무리의 꽃이 계속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똑같이 한여름에 피는 무궁화 꽃이 한 줄기에서 새 꽃이 피고 묵은 꽃이 지는 것을 여름내 반복(無窮)하는 것과 비슷하다. 거실 창 아래 만발해 있는 배롱나무 꽃을 내려다 보니 마치 화분에 심은 것처럼 보였다. 순간 창 밖으로 새가 되어 두둥실 날아오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기 직전 프랑스 고성(古城) 순례 패키지 투어를 신청했다가 여행사가 현지 사정으로 여행일정을 취소하는 바람에 실망했던 게 생각났다. 그때 코로나가 진정되어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곧장 가려고 마지막까지 예약금 환불 요청을 하지 않고 기다렸었다. 지금이라도 그곳으로..

Travel 2022.08.10

[Subject] 내 인생의 화수분은?

화수분이란 '흥부의 박'처럼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를 말한다. 우리의 민속 설화에 의하면 소중한 물건을 담아두는 단지라고 하는데 그안의 것들이 끝없이 새끼를 쳐서 내용물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설화 속의 단지를 가리킨다. 영어로는 'Widow's cruse'라고 한다. 성경(열왕기上 17장)을 보면 유대 땅에 큰 가뭄이 들었을 때 어느 과부가 밀가루 한줌과 기름 조금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선지자 엘리야가 먹을 것을 달라 하자 기꺼이 음식을 만들어 바친다. 엘리야는 아합 왕에게 대적했다가 도망자 신세가 되어 사르밧(Zarephath) 땅으로 피신한 터였다. 선지자는 이 욕심 없고 헌신적인 과부와 그 아들에게 축복을 내려 가뭄이 끝날 때까지 과부의 밀가루 항아리와 기름병에서는 밀가루와 기름이 떨어지지 않았다..

Show&Movie 2022.08.07

[설교] 구원이란 무엇인가?

※ 전 직장 선교회에서 저와 같이 신앙생활을 했던 이귀재(사진) 집사가 '구원'에 관한 책을 냈습니다. 서울공대를 나온 공학도로서 은행에서는 주로 기술과 IT 파트에서 일을 했고 정년퇴직을 했지요. 옆에서 직장 일도 열심히 하면서 교우들과 성경공부도 하고 전도활동을 하는 것을 죽 지켜 보았습니다. 바로 '성실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 결실을 맺은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입니다. 신학을 전공하고 목회를 하는 목사님들도 경탄해 마지 않는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아래 메시지는 지난 7월 서울 노원구의 어느 교회 초청을 받고 전한 말씀을 이 집사님의 허락을 받고 그의 페이스북에서 옮겨실은 것입니다. 성경 말씀: 에베소서 2:8-10 [8]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

Holiness 2022.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