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 People

People

[로스쿨] 미국 로스쿨의 졸업생 취업 대책

Onepark 2007. 9. 1. 09:44

8월 20일 UCLA 로스쿨의 가을 학기가 시작되었다. 졸업생들이 떠난 자리에서 신입생들이 와글와글 떠드는 가운데 대형 로펌의 취업설명회 공고가 게시판에서 시선을 끈다. 로스쿨 현관에는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취업현황이 도표로 게시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로스쿨을 졸업하고 정부기관이나 기업, 시민단체(NPO)로 가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아무래도 로펌에 취업하는 숫자가 제일 많다. 로펌에 들어가면 업무는 고되어도 대형 로펌 초임 변호사의 연봉은 최근 16만불을 넘어섰다. 지난 5-6년간 법률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으며, 최근 들어 로스쿨 졸업생의 90%가 졸업 후 6월 내에 취업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2, 3학년 때 유수의 로펌이 학교에 찾아와 면담하는 회수가 많을수록 취업률이 올라가게 마련이다. 미국의 로스쿨들은 학교의 명성(예컨대 US News & World Report에서 매년 발표하는 학교 랭킹) 못지 않게 캠퍼스를 찾아와 인터뷰(OCI: on-campus interview)를 하는 로펌의 숫자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예컨대 뉴욕에 있는 포댐 로스쿨은 샴페인에 있는 일리노이 로스쿨과 US 뉴스의 순위는 25위로 같지만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일리노이 로스쿨의 2배가 넘는 150개 로펌이 찾아온다. 대형 로펌들이 제일 많이 찾는 로스쿨은 워싱턴에 있는 조지타운 로센터이다. 2007년 가을에도 280개 로펌이 OCI 취업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대부분의 로펌은 20명을 면접하면 그 중에서 3-6명을 우선 선발하고, 나머지는 추후에 인터뷰(call-back interview)를 하게 된다. 그 결과 60% 정도가 여름에 로펌에서 인턴 변호사(summer associate)를 하게 되는데 그 중 90%가 정식으로 채용되고 있다. 그만큼 캠퍼스 취업면접기회가 많을수록 졸업생들의 취업율이 올라가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 전체 183개 로스쿨 중에서 조지타운과 같은 상위 25개 로스쿨이 100여개 로펌들의 OCI 기회를 독차지하고, 119개 학교는 30개도 안 되는 로펌이 찾아올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 25개 로스쿨은 21개가 US 뉴스의 랭킹 25위 안에 드는 명문교들이다. 대형 로펌의 채용담당자들이 캠퍼스를 찾아가 면접을 할 때 학교의 명성을 크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의 명성은 높아도 대형 로펌들이 잘 찾지 않는 로스쿨도 있다. 예컨대 예일은 워낙 학생 수가 적은 데다 외진 곳(뉴욕과 보스톤의 중간지점인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 자리잡고 있어 OCI는 18위에 그쳐 있다. 반면 워싱턴 DC에 소재하고 학생 수도 많은 조지타운이나 하워드는 US 뉴스의 순위는 낮지만 많은 로펌들이 찾아온다. 그러니 대형 로펌들이 많이 찾는 25개 로스쿨 중 17개 학교가 워싱턴, 보스톤, 뉴욕, 필라델피아, 시카고, LA, 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에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들 학교의 순위는 www.njplonline.com, www.vault.com/lawschool 에서 찾아볼 수 있음)

 

그렇다고 학교의 명성(prestige), 소재지(location), 학생수(size)가 유수 로펌의 선호도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 재단의 학교인 디트로이트 머시(University of Detroit Mercy)는 특성화 전략에 입각한 커리큘럼과 마크 고든 학장(Dean Mark Gordon)의 지도력에 힘입어 대형 로펌들이 앞다퉈 채용하는 명문교(job-hunting powerhouse)로 탈바꿈하였다.

 

고든 학장은 2002년에 취임한 이후 3학년 과정에 로펌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학생들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기업법무실무(simulated corporate transaction) 과목을 2개 이상 이수해야 하며, 실제로 로펌에서 벌어지는 소송, 노사문제, 부동산, 공정거래, 지재권 문제를 다루게 된다.
고든 학장은 유수 로펌에서 은퇴한 변호사들(이들은 또 Dean's Advisory Board를 구성)을 강사로 초빙하여 실제 상황과 똑 같이 수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그리하여 로스쿨에서 공부하는 것과 법조 실무에서 일어나는 것을 일치시킴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었다. 자연히 디트로이트 머시 로스쿨의 입학지원자수도 지난 3년간 30%나 급증했다고 한다.

 

그 나머지 학교들도 가만히 앉아서 로펌들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지는 않고 있다. 이를테면 취업알선기구를 통해 우수 학생들이 인턴십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이력서를 관계기관에 배포하거나, 무료 화상회의시설을 이용해 로펌 담당자가 학생들을 면담할 수 있게 하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 미국의 로스쿨 및 그 교육내용에 관한 기사는 Park's IBT Forum "UCLA 로스쿨 견문기" 참조.
* 참고자료: Ursula Furi-Perry, "Do law firms LOVE your law school?", National Jurist, Sep. 2007, Vol.17, No.1, pp.3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