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 가기 전까지 몰랐던 사실이 몇 가지 있다. 하나는 목가적인 전원풍경만을 상상하고 갔는데 서해안 지역에는 높고 험한 산이 줄지어 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수증기를 머금은 바람이 이 일대에 엄청난 비를 뿌린다는 사실이었다. 남반구의 피요르드 지형으로 유명한 밀포드 사운드(이 일대가 피요르드랜드 국립공원)는 바다에 면한 협만으로서 이렇게 내리는 호우성 강우가 연중 엄청난 수량의 폭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채 사진에서 보았던 대로 그저 좋은 날씨에 멋진 선유(船遊)를 기대하고 밀포드 사운드로 떠났다. 일정표에 따라 아침 일찍 지정장소에 나가 밀포드 사운드 행 코치 버스를 기다렸다. 코치버스의 티켓은 따로 없고 버스 드라이버가 회사로부터 받은 명단과 승객의 이름을 일일이 체크해가며 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