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여행할 때면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1] 궁전(Palace of Alhambra)을 빼놓지 않고 들르게 된다. ‘알함브라’ 하면 트레몰로 기타 주법으로 유명한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부터 연상되기에 그곳에는 뭔가 애잔함이 깃들어 있을 것만 같고 꼭 찾아봐야 한다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2012년 초 어느 날 아침 일찍이 찾아간 알함브라 궁전에는 스페인 남부지방을 780년간 지배했던 무어인 지배자(Nasrid Sultan)들이 좋아했던 모든 것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북 아프리카 사막에서 살던 그들이 천국의 것으로 동경했던 물이 분수대로, 연못으로, 목욕실로 사방에 넘쳐 났다. 궁전의 벽과 천장 곳곳에는 아름다운 아라베스크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알함브라 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