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에서 '파겁(破怯)'이란 말을 들었다. 새로운 것을 할 때 두려움이 앞서지만 겁내지 않고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취지였다. 처음 들어보는 단어임에도 만해 한용운의 "예술가"라는 시에도 이 단어가 쓰였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내 삶에서 파겁한 순간이 여러 장면 떠올랐다. 수줍음이 많던 초등학생 시절 호명을 받고 전교생이 모인 조회 시간에 상을 받으러 앞으로 나간 일, 대학 다닐 때 마음에 드는 아가씨한테 데이트를 신청한 일, 그리고 지금의 아내를 두 번째 만나던 날 막무가내 청혼을 한 일 등이 생각났다. 그러자 영국의 시인 드라이든(John Dreyden)이 “None but the brave deserve the fair.”(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라고 한 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