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프롤로그 점심을 먹고 TV를 보던 K는 그렇고 그런 내용을 되풀이하는 종편의 시사토론에 짜증이 났다. 종편 시사 프로를 이리저리 순방하는 K에게는 늘 보는 얼굴들이었다. 종편 채널을 옮겨가며 등장하여 같은 말을 순서와 어조만 바꿔 말하는 자칭 '시사평론가'들에게 식상한 터였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큰 파란 없이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점심 먹은 게 소화가 덜 된 듯하여 낮잠을 자는 것을 조금 미뤘다. K는 거실 소파에 앉아 습관처럼 TV 리모컨을 들고 '변 사또 기생점고'하듯이 채널을 돌렸다. 언제부터인가 가정 집에서도 TV 채널 수가 100개가 넘어서 선택의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아직은 좀 멀었지만 TV를 신형으로 바꿀 때 주인의 취향에 맞게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