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도 지났으니 꽃 피는 봄이 머지 않았다. 전에 학교 다닐 때 자주 불렀던,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가곡 '동무생각'을 콧노래로 부르게 된다. 지금 불러도 전혀 촌스럽거나 고루하지 않고, 멀리 있는 친구를 불러서 우정을 다질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노래는 초창기에 나온 한국의 가곡(歌曲, Lyric song)으로서 기존 창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노래였다. 더욱이 그 가사가 학창시절에 짝사랑했던 여인에게 내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스 부호 같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 해석한다면 그 배경이 자못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1922년 마산 창신학교에서 음악교사를 하던 박태준("P", 朴泰俊, 1901~1986)이 동료 국어교사 이은상("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