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에서 계속 IV. 산 너머 산 어젯밤의 홀가분한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어제까지의 작업은 국문 연설 원고였고, 회장이 OK하면 바로 영어로 번역하는 후반 작업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전자가 말하는 사람(speaker) 기준이라면 후자는 듣는 사람의 반응(response from listeners)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기에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인 것이다. 사무실에는 국제영업통, 해외유학파가 수두룩해도 영어 연설문 원고가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회장님의 눈에 들기는 쉽지 않았다. 2월 19일 오전 일찍 회장실에 들어간 L 부장이 좀처럼 나오질 않아 시간이 갈 수록 걱정이 에스컬레이트되었다. 기다리다 못해 회장 비서실로 확인해보았다. 다행히 연설 원고 때문이 아니라 중간에 내방 손님이 있어서 지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