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를의 로댕 호텔에서 맞은 아침, 하늘은 어느 때보다도 맑고 푸르렀다. 파아란 하늘에는 비행운 흔적 외에는 구름 한 점도 없었다. 어디선가 비제의 "아를의 여인"에 나오는 미뉴엣이 플룻 연주로 들려오는 것 같아 호텔 풀장에서 물놀이나 하며 푹 쉬면 좋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풀사이드 의자에 앉아 있노라니 갑자기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바람이 휙 불어 종이 뭉치가 바람에 흩날려 물 위로 떨어지자 그때 가까이서 청소하던 여인이 물속으로 뛰어든다. 바로 영화 (2003)의 한 장면이다. 로맨틱 코메디에서 주로 진중한 역을 맡는 콜린 퍼스가 프로방스에 와서 원고를 쓰는 영국의 작가로 나온다. 그는 자기 몸을 사리지 않고 주인의 원고가 망실되지 않을까 물 속에 뛰어드는 포르투갈 출신 가정부에 마음이 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