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은 여러 모로 기록적이었다. 5월부터 '여름 같은 봄'이라더니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한 태풍 등 신기록이 풍성했다. 다행한 일이라면 원전을 풀가동하여 기록적인 전력사용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정전(blackout)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고, 그나마 4대강 사업을 벌인 덕에 4대강 유역에서는 홍수가 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젠 지구 온난화(warming)가 아니라 지구 열화(熱化, boiling)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금년 여름이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말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기후재난은 우리집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었다. 아파트 시스템 에어컨이 고장나 버린 것이다. 안방의 에어컨이 리모컨에 일체 반응을 하지 않더니 몇 시간 후에는 한번 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