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한 지 3년이 지났다. 코로나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콕'하며 지내다 보니 간만에 만나는 사람마다 인삿말처럼 요즘 뭘 하고 지내는지부터 물어본다. 전에는 책 읽고 음악 듣고 산책한다고 했으나 반려견이 떠난 뒤에는 아침 저녁으로 하던 산책도 뜸해졌다. 잘 아는 사이라면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를 업데이트하는 일로 바쁘다고 하겠지만 KoreanLII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난감해진다. 나이가 들면 돌아가신 부모님을 많이 닮는다는 말이 있다. 일반적인 노인의 모습을 띠게 된다는 말도 된다. 돌이켜 보면 부친은 정년 후 서울 근교의 산을 오르셨고 철따라 먼 곳으로 산행을 하시기도 했다. 그리고 매일 일기를 쓰시고 지인들에게는 종종 편지를 부치셨다. 고인의 일기나 편지를 보면 그분의 생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