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온천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쿠사츠(草津)였다. 수없이 많은 일본의 온천 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곳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쿠사츠 온천을 간다고 해서 패키지 투어 신청을 했는데 쿠사츠는 온천 바깥구경만 하고 간다며 불평을 하는 일행도 있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만자를 떠날 때 여전히 안개구름에 덮여 있고 곳곳에 눈이 쌓여 있었으나, 버스가 산길을 내려옴에 따라 구름과 눈도 사라지고 늦가을 풍경이 창밖으로 펼쳐졌다. 어젯밤에 들렀던 만자 온천이나 쿠사츠 온천은 똑같은 유황온천이다. 그런데 만자에는 고산지대에 오래 전에 세워진, 바꿔 말해서 좀 낡아보이는, 료칸이 대부분인 반면 쿠사츠에는 뜨거운 온천수를 식히는 유바타케(湯畑, 온천밭)와 이를 극화한 유모미(湯もみ) 공연이 있고 그 주변에 상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