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이 전에는 부산했다. 회기역에서 내려 경희의료원까지 가는 마을 버스를 타고 정문에서 내려 교시탑*을 지나 법학관까지 한참 바삐 걸어야 했다. 배차 간격이 길어 악명 높은 중앙선 전철을 제 시간에 타지 못 하는 날에는 허둥지둥 택시를 잡아타기도 했다. 그러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금년 신학기부터는 새로운 코스를 찾아 걷기로 했다. 어느 동료교수가 '철학자의 산책로'라고 이름지었는데 번잡하지 않고 아주 고즈녁한 길이다. * 외국학생들이 유학을 많이 오는 뉴밀레니엄 시대의 경희대 교시는 "Towards Global Eminence"(세계적 수월성을 지향)다. 학교 설립 당시 조영식 박사의 창학이념은 "문화세계의 창조"였으며 교시탑에는 지구본 아래 그렇게 새겨져 있다. 회기역 계단을 내려와 마을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