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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노보리베츠 타키모토칸에서 백배 즐기기

Onepark 2026. 2. 19. 07:10

2026년 설 연휴기간 중에 해외로 나간 동포들 사이에 섞여 일본 홋카이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1] 

아닌게 아니라 가는 곳마다 한국 관광객들이 적지 않았지만 춘절 연휴에 일본에 놀러온 중국의 젊은 여행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2] 

20년 전에 홋카이도 패키지투어로 노보리베츠 지옥의 계곡을 바라보며 온천욕을 하고 대형 호텔인 다이이치타키모토칸(第一滝本館 4성급 호텔)에서 대게 요리를 포식했던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아들 내외와 손자에게 자세한 여행정보를 알려주었다.

 

 

노보리베츠 지옥계곡

우선 노보리베츠(登別)의 명소 지옥계곡(地獄溪谷, 지고쿠다니)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지옥계곡은 노보리베츠 온천의 원천지로, 약 1만 년 전 가사야마산의 폭발로 형성된 화구적지(火口蹟地)이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 때문에 일본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황량한 회백색 바위 사이에서 끊임없이 솟구치는 유황 연기와 냄새, 그리고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오르는 지하수가 마치 귀신이 사는 지옥을 연상시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하루 약 1만 톤의 온천수가 솟아나는데 유황과 철분이 주성분이다.  특히 강한 산성을 띠는 유황천은 살균 효과와 눈(眼), 피부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산책로에는 약사여래 상이 모셔져 있다.[3]

 

* 날이 어두어지자 지옥의 계곡으로 들어가는 보드뭐크엔 풋램프 불이 들어왔다.

 

다이이치타키모토칸 백배 즐기기

다이이치타키모토칸(第一滝本館) 호텔은 1858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곳으로, 유황 냄새 나는 '지옥계곡'과 대비되는 노보리베츠의 온천 문화를 상징하는 '온천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이곳 온천탕에서는 일본 내에서도 드물게 한곳에서 7가지 다른 성분의 온천수를 경험할 수 있다. 1,500평 규모의 대욕장은 새벽 1~4시 브레이크 타임을 제외하고 연중 무휴로 운영된다. 대욕장이 워낙 넓으므로 입구 근처의 지도에서 각 탕의 성분과 효능을 먼저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접수대에서 일반(얼굴용) 수건과 대형 배스 타올을 한장씩 나눠준다. 물론 욕장내에는 샴푸와 컨디셔너, 버디 샴푸가 비치되어 있다.

내 경우 유황(sulfur)탕과 소디움(sodium)탕을 이용했다. 물은 그리 뜨겁지 않고 성분이 체내 흡수될 수 있도록 곳곳에 의자가 비치되어 몸을 말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남녀 대욕장 모두에서 큰 유리창을 통해 지옥계곡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눈 내리는 겨울철 노천탕에서의 온천욕은 백미로 꼽히며, 수영복을 입고 풀장에서 놀 수도 있다. 다만, 한국에서와 같은 한증막이나 눕거나 먹을 수 있는 공간은 따로 없다. 

그러므로 여유 있게 낮시간에 도착하는 것이 좋고,  숙박하지 않고 부근을 여행하다가 당일치기로 온천을 이용할 수도 있다. 

 

* 화식 다다미방에 들었는데 온천욕 하러 간 사이에 침구를 깔아주었다.


대게 뷔페와 식사 요령

뷔페 레스토랑 겐시린(原始林)에서는 홋카이도의 신선한 해산물과 고기 요리가 제공된다. 특히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대게(즈와이가니)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대게는 차갑게 서빙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뷔페 코너에 마련된 따뜻한 요리나 국물 요리와 곁들이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그밖에 즉석에서 구워주는 스테이크나 홋카이도산 유제품을 활용한 디저트도 빠트려서는 인될 것이다.

 

* 뷔페식당 겐시린에서 무제한 먹을 수 있게 해놓은 대게

 

그밖의 볼 만한 시설 및 이벤트

호텔 로비에는 하나 마츠리 모형과 기프트숍 앞에 높이 약 9미터의 거대한 금색 방망이(오오카나보) 장식이 있다. 정해진 시간마다 음악과 함께 도깨비 인형들이 나타나 연주를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리고 지옥의 계곡 산책로를 따라 족욕장까지 걸어가는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약간의 경사로가 있으나 걷기 좋은 보드워크가 설치되어 있다.

 

* 호텔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3월 초 하나마츠리 인형들
* 유황계곡을 지키는 홍도깨비와 청도깨비

 

홍도깨비와 지역 축제

노보리베츠는 마을 곳곳에 도깨비(오니) 상이 세워져 있을 만큼 도깨비와 인연이 깊다. 지옥 계곡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도깨비들을 주제로 한 축제가 유명하다. 그중 노보리베츠 지옥 축제(지고쿠 마츠리)는 매년 8월 마지막 주말에 열린다. 지옥의 염라대왕이 도깨비들을 거느리고 온천 거리에 나타나는 퍼레이드가 압권이다.

그리고 6월부터 7월 사이의 특정 요일에는 지옥계곡에서 오니 하나비(불꽃놀이)가 열린다. 홍도깨비와 청도깨비 분장을 한 사람들이 불꽃방망이를 들고 춤을 추며 사람들의 액운을 쫓고 행복을 기원하는 전통 공연을 벌인다.

 

노보리베츠에서 행동반경을 넓히면 에도 시대의 테마파크 민속촌을 구경할 수 있다.

노보리베츠 다테 지다이무라(登別伊達時代村)에 가면 에도 시대의 생활상, 사무라이와 닌자의 무예를 구경할 수 있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건너뛰고 시코쓰 호수를 보러 갔다.

 

* 사진출처: TRIPLE 가이드

 

Note

1] 우리 부부가 큰아들네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고 큰 여행가방이 많아서 치토세 공항에서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미쓰비시 밴을 렌트카했다. 눈까지 많이 내렸음에도 좌측 통행인 일본의 도로를 큰아들이 운전하고 다녔다. 깜박이등과 와이퍼의 자리가 좌우로 바뀌고, 눈 덮힌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았지만 한국말을 하는 네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패키지 투어에서는 빠지기 마련인 홋카이도의 명소를 여러 곳 찾아 다닐 수 있었다. 

 

 

* 오타루의 명소 긴린소 료칸에서의 1박 온천욕

* 노보리베츠 계곡과 타키모토칸 대욕장 (Here)

* 칼데라호인 시코쓰 호수 국립공원의 겨울 풍경

* 삿포로 근교에 있는 묘원의 두대불과 모아이 석상

 

2] 특히 오타루에서 젋은 중국 여성들을 많이 보았는데 아마도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Love Letter〉의 촬영 현장을 찾아온 젊은이들이 아닌가 여겨졌다.

1년 전에 한국에서도 개봉 25주년을 맞아 〈Love Letter〉가 재개봉되었는데 바로 오타루의 눈덮인 산과 마을이 영화의 무대였다.이번에 홋카이도 갈 때 기내 영화로 보았던 2024년 개봉 일본-대만 합작영화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에서도 이와이 슌지 감독에 대한 오마쥬 장면이 나온다.

대만의 나이든 청년(36)  지미(허광한 扮)는 18세 때 타이난의 같은 업소에서 알바를 하면서 함께 〈Love Letter〉를 보고 사랑을 느꼈던 또래의 일본 여인 아미(키요하라 카요)를 잊지 못한다. 그녀가 갑자기 귀국한 다음에 소식이 끊겼기 때문이다. 꿈을 이룬 후 다시 만나기로 했던 그는 그녀의 눈 덮힌 고향 마을로 무작정 찾아간다. 그리고 〈Love Letter〉의 여주인공처럼 "겡끼데스까?"하고 외치는 장면에서 나같은 사람의 가슴까지 먹먹해졌다. 홋카이도의 눈 덮인 산과 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 기내영화 〈청춘 18x2〉에서 캡쳐

 

3] 1861년 지옥의 골짜기에서 화약의 원료인 유황을 채취하던 인부가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물에 눈을 씻었더니 안질이 나았다고 전해온다. 이것이 온천 대욕장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러한 내용의 기념비와 약사여래상이 산책로에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