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엔 거의 매일 비가 온다. 장마 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면서 많은 비를 뿌리기 때문이다. 금년처럼 봄가뭄이 심한 경우에는 장마의 시작을 고대하는 형편이었다. 엊그제 창 밖에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규원의 "비가 와도 … " 시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오규원(吳圭原, 본명 吳圭沃, 1941~2007) 시인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내면서 수많은 문인을 길러냈다.[1] 창작 이론서 은 시를 쓰려는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지금도 속간되고 있는 시작(詩作) 교과서다. 습작단계에서 빠질 수 있는 잘못된 습성을 바로 잡아주면서, 마치 백과사전 같은 시의 수많은 표현기법을 알려준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 순례 1 - 오규원 A Wet Man on a Rainy Day - Pilgrim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