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먼 이국 땅에서 오랜만에 고향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 시인 신석정(申夕汀. 본명 申錫正, 1907~1974)은 전북 부안 출신으로 동국대학교 전신인 불교전문강원 국어국문학과를 나와 김제고교와 전주상고 국어교사를 지냈다. 내가 전주에서 살 때 그분을 전북이 자랑하는 시인이라고들 말했다. 나에게는 사촌형수의 친척이므로 사촌의 팔촌보다는 가까운 사이였던 셈이다. 엊그제 친구가 보내준 시 가운데 신석정 시인의 시가 여러 편 들어 있었다. 너무 반가웠다. 오랜 마음 닦음 후에 나타나는 명경지수(明鏡止水) 같은 시어(詩語)들이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중 몇 편을 읽고 또 읽으면서 영어로도 옮겨 보았다. 여기서 인공지능(AI) 번역기를 써 볼 생각을 하였지만 "그 마음" 첫 연에서 그만 막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