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광고 동창인 경기대 사학과 조병로 교수가 회갑을 맞아 기념문집을 낸다는 소식을 듣고 불현듯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느 것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또 어느 것은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혹시 본인에게 결례가 될지 몰라 실명이 아닌 이니셜로 처리하여 고교 동기동창의 문집에 기고하기로 했다. 조병로 교수는 키가 커서 늘 뒷자리 차지였다. 그는 말할 때마다 매우 거창한 ‘우주적 담론’을 늘어놓곤 했는데, 자연스럽게도 수천 년의 역사를 종횡무진하는 역사학자가 되었다. 그리고 뒷자리의 친구로는 J가 생각난다. 그는 말투나 행동거지에, 영화로 소개된 ‘소령 강재구’ 같이 절도가 있어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갈 줄 알았다. 동기 중에 J를 뺀 4명이 육사에 들어갔는데 세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