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건대 나의 20대는 방황과 번민의 시절이었다. 대학 동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재학 당시부터 사법시험(司試)에 몰두하여 1차는 어렵지 않게 합격했으나 2차는 여러 차례 고배를 들어야 했다. 연수(年數)를 거듭할 수록 어려운 가정형편에 언제까지 사시공부만 할 수 있나, 아니면 취직을 해야 하나, 유학을 갈 순 없나 등등 생각이 많아졌다. 나중에는 사시 합격자가 1천명까지 늘었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연간에는 60~80명이 고작이었다. 나는 결국 사시를 단념하고 직장에 다니게 되었으나 대학 선배인 조성기 교수[1]의 소설 《야훼의 밤 - 길갈》(2002)을 읽고 나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정신적 방황을 겪은 것을 알았다. 그는 대학재학 중 대학생선교단체에 들어갔고 사시공부와 선교활동의 갈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