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벌써 하순이다. 새해를 맞을 때 그리도 창창하던 1년이 (또는 크리스마스가) 이제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 두 차례 가을 태풍을 걱정하다보니 9월이 다 지나갔다고들 말한다. 하는 일 없어도 연금이 입금되는 하순이 반갑긴 해도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피하거나 자제했던 행사가 많아 당장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며칠 전엔 꿈 속에서 아무 준비 없이 학교 강의를 해야 한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깬 적도 있었다. 지금도 서재의 컴퓨터 앞에 앉으면 한없이 자유로운 입장이다.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 그러나 별로 의미 없는 일을 하며 귀중한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은 허송세월(虛送歲月)하는 것이다. 비록 '집콕'하며 대부분 간접경험으로 보낸 9월이었지만 나는 얼마나 의미있는 일을 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