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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16

[추모] 박노해 "겨울 사랑"으로 갈음한 弔辭

1월 29일 저녁 가형(家兄)이 돌아가셨다. 향년 85세. 장례는 화장이 예정되어 있어 입관을 할 때 참관을 하고 가족 대표로 조사(弔辭)를 하기로 했다. 요즘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 장례식장에서는 종교적 집회가 금지되어 있는 데다가 유가족은 無종교이기 때문에 뭔가 짧게 함축적으로 추모의 말씀을 고할 필요가 있었다.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KoreanLII에 영역해서 올려놓은 적이 있는 박노해 시인의 "겨울 사랑"을 인용하면 좋을 듯 싶었다. 오늘 우리는 하늘나라로 떠나가시는 박태용(朴太鏞, 1936. 11. 18 ~ 2021. 1. 29) 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승과 저승을 나누는 것을, 우리가 본 영화 "반지의 제왕" 제3편에서는 배를 타고 멀리 떠나는 것으로 그렸습니다. 지금..

People 2021.01.31

[Destiny] 스웨덴의 국민화가 칼 라르손 이야기

코로나로 집콕을 하다보니 FM 방송을 청취하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어느날 스웨덴의 국민화가라 불린 칼 라르손(Carl Larsson, 1853~1919)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처음 들어보는 화가 이름이지만 수채화, 삽화가로 유명했고 동시대의 화가인 알폰스 무하처럼 파리 박람회 때 이름을 날렸다. 그 뿐만 아니라 스웨덴 가구회사 IKEA 가구와 실내장식에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말을 듣고 급호감이 갔다. * 여기에 올린 칼 라르손의 그림은 이광중 회계사의 블로그에서 전재한 것이다. 칼 라르손의 삶과 작품에 대해서는 이소영 지음,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 스웨덴 국민화가의 일상속 작은 행복」이 2020년 6월 RHKorea에서 출간되었다. 지극히 불우했던 어린 시절 라르손은 반 고흐와 같은 1853년..

People 2021.01.08

[Advice] 親友 권오현과 나눈 진솔한 이야기

연말 친구들과의 송년 모임이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모두 취소되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는 부부동반으로 모이기로 하고 장소와 메뉴까지 다 정해 놓았는데 너무 아쉬웠다. 고등학교ㆍ대학교 동창들 중에 사회저명인사가 한둘이 아니지만 작년에 이어 금년에 「초격차(超格差)」라는 베스트셀러를 연속 출간한 권오현 친구를 첫 손에 꼽지 않을 수 없다. 평소 모임을 가질 때마다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하였거니와 여기서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경영자','똑똑하되 게으른 경영자' 같이 널리 회자되는 이야기는 빼고 책에 나오지 않은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권오현 고문은 지금도 요청이 있는 곳이면 10명 이내로 모여 문답식으로 기업경영의 고충을 상담해 주고 있다. 스탠포드 전자공학 박사로서 메모..

People 2020.12.31

[심리] 주요한 '불놀이'가 DABDA 5단계라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시로 일컬어지는 주요한의 '불놀이'(1919)를 전에 소개한 바 있다. 처음엔 이 산문시를 스무살도 안된 일본 유학생이 썼다는 점에 놀랐고, 1910년대의 평양 시내의 연등행사에 주목해서 영문으로 번역하는 데 치중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이 시의 내용을 심도 있게 살펴보게 되었다. 운율을 내재한 이 산문시에서 1인칭 화자는 연등행사 불놀이를 보면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연인을 생각하며 슬픔과 분노에 차 있다가 대동강 놀잇배에 오른다. 기생의 창을 들으면서 하늘과 강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오늘의 삶을 비탄에 빠져 보내서는 안되겠다며 깨우치는 과정을 활동사진처럼 보여준다. 밤 늦게까지 하룻 동안 연속해서 일어난 일련의 극적인 사건은 마치 흑백영화 "로마의 휴일"을 보는 것 같았다. ..

People 2020.12.11

[웨비나] Law via the Internet 2020에 참가하고

9월 22일과 23일 법률분야의 국제 NGO인 Free Access to Law Movement (FALM) 연차총회 Law via the Internet 2020 (LvI2020)이 가상회의(virtual conference) 웨비나(Web+seminar) 형태로 열렸다. 1992년 미국 코넬 로스쿨의 법학도서관에서 가상의 Legal Information Institute (LII)를 세우고 "인터넷을 통해 돈을 내지 않고도 필요한 법령과 판례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게 하자"(Free Law via the Internet)는 운동을 시작한 이래 현재 65개 기관이 공익 목적의 LII 활동을 펼치고 있다. 1차적으로 법령·판례 정보를 만드는(Primary source), 우리나라의 법제처나 법원도서관 ..

People 2020.09.26

[출간] 행복은 우리 맘에 있어요 - "Really?"

9월 초 박시호 행복편지[1] 발행인이 기획한 "200명의 인물사진+행복에 관한 짧막한 단상"을 엮은 책이 출간되었다.지난 3월 어느 모임 자리에서 박 이사장(행복경영연구소)이 스마트폰으로 프로필 사진을 찍어준다기에 우린 각자 포즈를 취했다. 그가 밝힌 기획의도와 책 발간 취지는 이러했다."모든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순간보다 어렵고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들이 더 많았다고 본다. 그래도 힘든 순간을 헤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지금 돌이켜보면 행복이나 감동으로 다가오는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이다. 아이의 출산, 취직, 첫사랑, 우정, 승진, 부모님 또는 아이들과의 갈등 해결, 어떤 사람과의 만남 등 무슨 사연이라도 좋으니 10줄 안팎으로 적어달라."그것을 모..

People 2020.09.10

[족보] 디지털 시대의 전자족보 재개통

운봉박씨(雲峯朴氏) 전자족보를 올려놓았던 서버에 문제가 생겼다. 트래픽이 별로 많지 않아 퇴직 후에도 학교 서버를 계속 이용하였는데 서버를 관리하는 담당자가 해당 사이트의 팔로우업이 없는 것으로 보고 디렉토리를 정리해버린 모양이었다. 이러한 사태를 예견하교 콘텐츠만 따로 백업을 해두었기에 내용은 그대로 살리고 모바일 환경에 맞게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당초 집안 이야기에 관심 있는 사촌들이 각자 콘텐츠를 올릴 셈으로 위키 플랫폼을 이용해 2013년 9월 론칭한 바 있다. 외우기 좋게 도메인 이름도 parks.pe.kr로 등록(15년간 유효)해 두었으나 비공개로 설정해 둔 때문인지 일가친척들조차도 전자족보를 열람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전자족보의 취지 및 원칙 전자족보에 관심이 많은 집안 어른은 미국으..

People 2020.08.17

[전시회] 초등 동창의 수채화 전시회

오랜 만에 초등학교 재경 동창회 단톡방에 공지사항이 떴다. 전주교육대학부설초등학교 동기인 조민곤이 일산에서 8월 20일까지 수채화 전시회를 열고 있다는 알림 문자였다. 첨부한 그림 사진이 범상치 않아 보여 나를 비롯한 몇 사람이 함께 보러 가기로 일정을 잡았다. 8월 11일 정오 무렵 49일째 계속되는 긴 장마로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지만 초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하였던 강국신 재경 동창회장을 비롯한 몇 사람이 전시회장인 일산 동부경찰서 로비에 모였다. 나도 초등학교 시절 화판을 메고 학교 안팎을 같이 어울려 돌아다녔기에 친구가 보통 솜씨는 아닐 것이라 생각했지만 직접 가서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구청 문화센터에서 주관하는 수채화 교실에서 배웠을 뿐이라는 그림 솜씨가 믿어지지 않았다. 아마추어..

People 2020.08.11

[번역] 요즘 관심이 가는 시(詩) 2편

요즘 항간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위력에 의한 성추행(sexual harassment) 사건이 속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몇 편의 시에서 나름대로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나는 최정애 시인으로부터 받은 시집 속에서 유난히 눈길을 끌었던 "오렌지"라는 시였다. 내가 좋아하는 과일 자체가 아니라 여러 상징적인 의미를 다양한 감각기관을 통해 풀어내고 있었다. 마침 이 시를 읽을 때 해당 성추행 사건에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인지 시인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사건의 맥락에서 해석되었다. 시의 행간에서 여직원을 성적으로 대상화(objectification)하여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하여 온갖 상상을 하는 사람의 모습이 그려졌다. 또 하나는 클래식 ..

People 2020.07.22

[경제이론] Sexual harassment의 경제학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시되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신고 7시간이 지난 7월 10일 자정 무렵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경찰에서 그의 사망원인을 조사중이라는데 하루 전에 그의 여비서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고소를 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다. 마침 오래 전 신문 스크랩에서 민세진 교수(동국대 경제학)의 칼럼을 읽어보니 이 사건의 원인이 무엇이고 대책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가늠이 되었다. 그러므로 민 교수의 2013. 10. 3자 한국경제 칼럼을 최대한 인용하여 원인과 대책을 논하고자 한다. 성희롱 (sexual harassment) 사건은 P시장의 인권변호사 시절 그가 적극 나서서 법원의 불법행위 판결을 받아내고 법 규정을 신설한 계기를 이루었다...

People 2020.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