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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214

[인물] ULCA 로스쿨 제리 강 교수

2021. 12. 4자 조간신문에 UCLA 로스쿨 제리 강(53, Jerry Kang) 교수가 미 국립인문학위원회(NCH: National Council on the Humanities) 위원장에 지명되었다는 기사가 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에 요청한 인준안이 통과되면 미 국립인문재단(NEH: 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의 인문학진흥기금을 운용하는 역할을 4년간 수행할 것이라고 한다. 제리 강 교수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UCLA의 ‘공정성, 다양성, 포용성 담당 부총장’을 역임한 바 있다. 나는 2007년 UCLA 로스쿨에서 연구년(sabbatical year)을 보낼 때 제리 강 교수의 통신법(Communications Law) 강의를 들었기에 그에 ..

People 2021.12.07

[콩트 2] 올드 스타일과 Silver Lining

전편에서 계속 IV. 산 너머 산 어젯밤의 홀가분한 기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어제까지의 작업은 국문 연설 원고였고, 회장이 OK하면 바로 영어로 번역하는 후반 작업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전자가 말하는 사람(speaker) 기준이라면 후자는 듣는 사람의 반응(response from listeners)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기에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인 것이다. 사무실에는 국제영업통, 해외유학파가 수두룩해도 영어 연설문 원고가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회장님의 눈에 들기는 쉽지 않았다. 2월 19일 오전 일찍 회장실에 들어간 L 부장이 좀처럼 나오질 않아 시간이 갈 수록 걱정이 에스컬레이트되었다. 기다리다 못해 회장 비서실로 확인해보았다. 다행히 연설 원고 때문이 아니라 중간에 내방 손님이 있어서 지연되었다..

People 2021.12.03

[콩트 1] 옴니쇼럼과 No Way Out

I. 프롤로그 점심을 먹고 TV를 보던 K는 그렇고 그런 내용을 되풀이하는 종편의 시사토론에 짜증이 났다. 종편 시사 프로를 이리저리 순방하는 K에게는 늘 보는 얼굴들이었다. 종편 채널을 옮겨가며 등장하여 같은 말을 순서와 어조만 바꿔 말하는 자칭 '시사평론가'들에게 식상한 터였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큰 파란 없이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점심 먹은 게 소화가 덜 된 듯하여 낮잠을 자는 것을 조금 미뤘다. K는 거실 소파에 앉아 습관처럼 TV 리모컨을 들고 '변 사또 기생점고'하듯이 채널을 돌렸다. 언제부터인가 가정 집에서도 TV 채널 수가 100개가 넘어서 선택의 어려움이 가중되었다. 아직은 좀 멀었지만 TV를 신형으로 바꿀 때 주인의 취향에 맞게 채..

People 2021.12.01

[기업]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경영철학

2021년 중국의 쇼핑 축제인 광군제(光棍節)가 막을 내렸다. 중국 정부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중국 공산당의 최대 연례행사인 19기 6중 전회와 기간이 겹치면서 예년과 같은 대대적인 홍보행사는 없었다. 그럼에도 광군제 기간 중의 총상품판매액(GMV)은 사상최대인 8,894억 위안(164조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규모다. 작년부터 10일이 연장되어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열린 금년 광군제에서 중국 최대 e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의 GMV는 사상 최고인 5,403억 위안(약 99조9000억원)에 달했다. 알리바바의 전년 대비 GMV 성장률은 8.4%에 그친 반면 징둥닷컴(JD)은 전년동기 대비 28.6% 늘어난 3,491억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중국어로 광군(光棍..

People 2021.11.17

[인물] 인복(人福) 있는 피아니스트 한동일

피아니스트 한동일(韓東一)[1]은 해외파 연주자 첫 세대이다. 우리나라가 전쟁의 잿더미 속에 있을 때 도미(渡美)유학을 하고 줄리아드 스쿨에서 공부한 후 해외 콩쿠르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파블로 카잘스와 나란히 연주를 했다. 1960년대에 세계 27개국을 다니며 피아노 연주를 하고 1969년 28세로 인디애나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그 당시 한국의 상황에서는 그가 미국에 유학을 간 것이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세계순회 연주 다니는 게 모두 ‘대한늬우스’에 나올 정도였다. 음악에 소질있는 사람은 모두 뉴욕 줄리아드에 가는 줄 알았다.[2] 여자골프 박세리 선수가 미국 L{GA에서 우승한 후 한국에 수많은 ‘세리 키즈’가 생긴 것처럼 한동일 뉴스는 ..

People 2021.11.03

[은퇴 후]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정년퇴직한 지 3년이 지났다. 코로나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콕'하며 지내다 보니 간만에 만나는 사람마다 인삿말처럼 요즘 뭘 하고 지내는지부터 물어본다. 전에는 책 읽고 음악 듣고 산책한다고 했으나 반려견이 떠난 뒤에는 아침 저녁으로 하던 산책도 뜸해졌다. 잘 아는 사이라면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를 업데이트하는 일로 바쁘다고 하겠지만 KoreanLII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난감해진다. 나이가 들면 돌아가신 부모님을 많이 닮는다는 말이 있다. 일반적인 노인의 모습을 띠게 된다는 말도 된다. 돌이켜 보면 부친은 정년 후 서울 근교의 산을 오르셨고 철따라 먼 곳으로 산행을 하시기도 했다. 그리고 매일 일기를 쓰시고 지인들에게는 종종 편지를 부치셨다. 고인의 일기나 편지를 보면 그분의 생전..

People 2021.10.19

[인터뷰] KoreanLII 10년 운영의 비결?

온라인 법률백과사전 KoreanLII 개통 10주년을 맞아 박훤일 전 경희대 교수가 법률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기사는 법률신문 2021년 10월 7일자에 실렸다. 이날 기자의 사전 질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1] *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드는 Wikipedia 백과사전 형식인데 어떻게 혼자서 그 방대한 법률백과사전의 콘텐츠를 만들었나? * 방문통계를 보면 KoreanLII 사이트는 누가, 어느 그룹이 제일 많이 찾는가? [2] * KoreanLII에는 법률백과사전임에도 국내외 시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 만일 협업이나 후원이 이루어진다면 누구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고 싶은가? [4] * 이 기사를 보고 동역자가 나선다면[5] 그가 KoreanLII로부터 받을 ..

People 2021.10.07

[추억] 쁘띠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다

우리집 귀염둥이 쁘띠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1] 견생(犬生)으로 13년 2개월을 살았으면 장수(長壽)한 셈이라고 하나 우리 가족에게는 창졸간에 닥친 일이라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2021년 초 초음파검사 결과 간 쪽에 종괴가 보여 관찰을 요한다는 진단을 받고 나서 반 년 만이었다. 두 달 후 검진에서는 간의 종괴가 커지고 비장에도 나타났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것보다 심장판막이 약해져 피가 역류하고 심장에서 잡음이 들려 심장약 복용을 검토할 단계가 되었다는 게 더 신경이 쓰였다. 지난 8월 검진에서 비장에 혈관육종이 발견되었다는 충격적인 진단이 나온 후 쁘띠가 불과 보름만에 우리 곁을 떠나고 만 것이다. 마지막에는 심한 경련발작을 일으켰으니 무엇 때문에 이렇게 급격히 악화되었는지 수의사들도 고개를..

People 2021.09.08

[Congrats] KoreanLII 론칭 10주년!

9월 28일이면 온라인 영어 법률백과사전 Korean Legal Information Institute (KoreanLII)를 개시한지 꼭 10년이 된다. 사실상 혼자서 꾸려온 10년간의 KoreanLII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밝히고자 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여기에 관심있는 분들이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소개하고 동참을 호소하고자 하는 의도가 더 크다. How come to Start KoreanLII? 우선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UNSW)의 그레이엄 그린리프(Graham Greenleaf) 교수님 이야기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 강단에 서게 된 후로 개인정보 보호(data protection)를 새로운 연구분야로 택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그린리프 교수와 자주 교류를 ..

People 2021.09.02

[Will] 블로그를 통해 …… 하려는 의지!

어느덧 8월 하순이 되었다. 뉴욕 주재원으로 근무할 때 이맘 때쯤에는 단풍이 들기 시작한 9W 도로[1]를 드라이브하고 웨스트포인트[2]나 우드베리 카먼 몰에 자주 다녀오곤 했다. 또 댈러스 SMU에서 유학생활을 마칠 무렵 PBS 방송에서 보여준 야니의 아크로폴리스 공연 중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던 "The End of August"도 생각난다. 콜로라도 로키 산맥의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빌 더글러스의 "Autumn Song"도 빼놓을 수 없다. 내 인생의 추수기 이제는 내 인생에서도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릴케가 "가을날" 시(둘째 연)에서 읊었던 것과 같은 심정이다. 마지막 결실이 꽉 차도록 명해 주시고, 그 열매에 이틀만 더 남쪽의 따스한 햇빛을 주시어 무르..

People 2021.08.22